데뷔 3년만에 '예능 불루침' 부상··· 내공 쌓기위해 휴식기 돌입외국어·스포츠댄스 등 배우고싶어…신지와 공동앨범 발매도

"저 지금 잘 하고 있는거죠?" 오랜만에 마주한 가수 솔비가 무언가를 확인 받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2008년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는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 데뷔 후 3년 동안 쉼 없이 활동하다 오랜만에 만에 만끽하는 휴식. 달콤할 만도 한데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밝지 못했다.

"스케줄이 적어서 쉬는 시간이 많아요. 어찌 된 일이지 밥도 못 먹고 활동할 때보다 몸이 더 아프네요. 요 며칠 몸살로 인해 꼼짝 못했어요. 몸이 아프니까 마음도 약해지나 봐요. 생각도 많고……"

솔비는 현재 '연예계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연예계 사춘기'는 10대 시절 겪었던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는 과정보다 더 지독한 듯했다. 그와 알고 지낸 지 3년 여, 이렇게 진지한 모습은 처음이다.

솔비는 2008년 '대한민국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솔비는 출연했던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우리 결혼했어요', <쇼! 음악중심>를 비롯해 SBS <육감대결> 등 많은 인기 프로그램에 고정 멤버가 됐다. 그룹 타이푼의 홍일점으로 데뷔한 지 3년여 만에 신데렐라가 됐다. 대중의 사랑이 마냥 기쁜 건 아니다. 인기를 얻을수록 내적인 부족함과 공허한 마음 더 했다. 솔비의 휴식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였다.

#"실패라뇨? 도전만 있을 뿐이죠!"

'대학입시' '댄스스포츠', '외국어' '어학 연수'…. 솔비가 본격적으로 휴식을 취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솔비는 그 사이 배우고 싶은 것, 도전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고 있었다. 그 중 첫 번째가 대학 진학이다. 솔비는 지난 해 11월 비밀리에 대입 수능시험을 치렀다. 솔비는 최근 이후 한 대학 연극영화과에 지원했지만 안타깝게 합격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대학 불합격 소식과 더불어 인터넷을 장식한 '솔비 대학 낙방' '솔비 대학 실패' 등 자극적인 문구가 가득했다.

"'대학 실패'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속상했어요. 왜 실패라고 생각하는지. 대중에게 있어 솔비의 이미지는 어떨까 고민했어요. 생각이 없고 단순한 이미지가 아닐까. 이런 걱정도 들었고요.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게 잘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 잘 하고 있는 걸로 보여요? 자꾸만 누군가에게 확인 받고 싶어져요."

솔비의 의기소침한 목소리는 낯설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을 낮추며 웃음을 줄 때도 늘 당당했던 그다. 그의 고민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어렴풋이 느껴졌다.

"제 나이가 이제 20대인데 한 번의 실패가 대수인가요. 도전이 있고 잠시 좌절이 있을 뿐이죠. 내년에 다시 한 번 대학 입학에 도전할 거예요. 학벌 때문은 아니에요. 내 또래에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어서요. 그 외 다양한 것들도 배울 거예요. 팬들에게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와~ 솔비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네' 이렇게 놀라게 해 드리려고요."

# 솔비는 매력 채우기 중!

좌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솔비는 이내 본연의 모습인 밝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요. 어학연수를 어떨까요? 잠깐이라도 혼자만의 여행을 해 보고 싶은데 일주일 이상 시간을 비울 수 없어서 그건 힘들 것 같아요. 어학연수도 당분간 힘들겠죠? 댄스 스포츠나 발레를 배우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둘 줄에 뭐가 나을까요?" 솔비는 수많은 계획들을 한 번에 풀어 놓았다.

솔비는 같은 소속사 가수이자 절친한 선배인 신지와 공동 앨범을 발매한다. 신지와 솔비의 이름을 합해 '더 신비(신지+솔비) 프로젝트'라 이름 지었다. 그 외에도 솔로 앨범 준비 연기 활동 등 이후 일정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2008년의 인기를 2009년에도 착실히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데뷔 후 정신 없이 달려왔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정신없이 달려갈 생각이고요. 하지만 늘 똑같은 모습과 분위기로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늘 내일이 기대를 갖게 하는 가수로 방송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고민들은 꼭 필요한 거죠? 제가 지금 잘 해나가고 있는 거죠?"

말을 마칠 무렵 그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다. 목표를 열심히 가다 보면 가끔은 의기소침해 질 때도 있다. 목표를 향해 가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솔비는 발전을 위한 도전을 즐기며 열심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문미영 기자 mymoon@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