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이를 테면 ‘밤섬의 로빈슨 크루소’라 할 수 있다. 자살 시도 실패로 밤섬에 불시착한 김씨(정재영)의 고군분투 생존기다. 무인도 야생의 삶에 적응할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한 김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한편, 3년째 자신의 방에 틀어 박혀 지내며 나름의 생활 리듬을 고수하던 여자 김씨(정려원)는 어느 날 달 사진을 찍다가 밤섬에서 인기척을 발견한다. 그에게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기 시작한 그녀.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이 연출했다. 독특한 설정과 따뜻한 유머 감각이 매력적인 영화. 주연 배우인 정재영과 정려원의 후줄근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 도시에서의 고독한 삶을 견뎌나가고 있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다룬 영화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