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개봉한다. 공포영화로 일본을 비롯한 현대사회의 내면을 그려내는 독특한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의 2005년작이다.

소설가 레이코(나카타니 미키)는 어느 날부터 이유 없이 마른 기침을 하다가 급기야 진흙을 토한다. 편집장이 소개해준 시골집에 요양 겸 작업을 하러 간 그녀는 그곳에서 여자 미라를 옮기던 고고학자 요시오카(도요카와 에쓰시)를 만난다. 이상한 일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이층집에 자꾸 원혼이 나타나는 것.

영화는 원혼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비밀이 드러나며 진행된다. 하지만 그 방식은 직선적이지 않다. 과거와 현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며, 인물들의 마음도 뒤엉켜 있다. 이 모든 혼란이 황량한 풍경으로 둘러싸인다. 이 영화를 무섭게 만드는 것은 그 무상한 정서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