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윤종찬 감독의 신작.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과대망상증 환자와 간호사 간 사랑을 그렸다.

만수(현빈)가 과대망상증에 걸린 이유는 고단한 현실이다. 치매에 걸린 엄마와 자살한 형이 남긴 도박 빚에 시달리던 만수에게 정신병동은 차라리 낙원이다. 수간호사 수경(이보경)은 수호천사와도 같다.

한편 수경에게는 만수의 과대망상증이 위안이 된다. 연인에게 버림 받고 직장암 말기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느라 역시 고단한 수경은 천만 원쯤은 보태줄 수 있다는 만수의 큰 소리가 귀엽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한 시간은 짧기만 하다. 만수가 강도 높은 치료를 받고 수경의 처지가 어려워지면서 상황은 나빠지는데.

이청준의 <조만득 씨>를 각색한 영화로, 사람들의 상처가 어떻게 만나는지에 주목한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