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CJ오쇼핑 시청자 요구 반영한 프로 속속 방영

케이블 채널 올'리브 '맛있는 남자'
"당신의 입맛에 맞춰드리겠습니다!"

대중의 입맛만큼 까다로운 게 있을까? 만약 이들의 기호를 수량화, 계량화할 수 있다면 우리네 산업은 실패와 좌절이라는 쓴 맛은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대중의 트렌드를 미리 알고 점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평가를 맡기는 것. 최근 방송들이 이들의 요구에 적극 귀를 열면서 '맞춤형 방송'을 표방하고 나섰다.

'푸드'의 정의는 달라졌다

"요리가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케이블 채널 올'리브 '마스터 셰프'
케이블 채널 올'리브가 그 변신을 단행했다. 지난 2000년 푸드 채널로 개국한 올'리브는 5년 만에 여성라이프스타일 채널로 변모해 여성들의 아기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런데 올해 다시 한번 푸드로의 귀환을 선언했다. 푸드, 즉 음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리빙,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펼쳐 전문 채널로 전진하겠다는 의미다.

개국 초반의 푸드 채널 색깔을 고수하기보다는 식문화 트렌드를 전반적으로 짚어준다는 취지다. 요리의 레시피 정보만을 알려주던 흐름을 탈피해 푸드 에세이와 스토리가 있는 정보의 전달이 주가 된다. 요리를 요리 자체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문화로 받아들여 현 트렌드에 적용하겠다는 것.

"푸드의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요리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요리를 통해서 오감을 만족한다는 것과 요리를 통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정의를 내렸다."

3월 11일 간담회에서 올'리브의 송경주 팀장이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음식과 요리는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직결된 문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푸드를 놓고 레시피,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토크, 리빙,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해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그렇다면 왜 올'리브는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을까? 바로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CJ오쇼핑 쇼퍼테인먼트 프로그램 '뷰티온에어'
변신을 시도하기 전 올'리브는 홈페이지를 통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올'리브의 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식과 식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것을 전문적으로 다루어줄 방송을 찾았다.

올'리브의 신유진 담당은 "문명은 의, 식, 주의 순서로 발전해 나간다고 본다"며 "패션에 관심이 있던 여성과 남성들이 점차 건강한 식자재와 요리에 관심을 보이며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식문화는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대두되면서 중요한 습관이 됐다. 특히 구제역으로 인한 먹거리의 황폐함은 채식주의자를 양산하고 있다.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촉진제로서 음식이 갖는 의미와 역할이 재평가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부응하듯 13일부터 스토리가 있는 쿠킹 프로그램 <푸드 에세이>, 최고의 셰프가 전하는 레시피 프로그램 <올'리브 쿠킹타임>, 훈남 4인방의 외식 창업 도전기 <맛있는 남자>,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 셰프> 등도 방영한다. 또한 올'리브는 식문화 축제도 주관한다.

방송을 넘어 시청자의 참여까지 유도하는 <올'리브 페스타>를 11일부터 13일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고 '이제는 요리의 시대'라는 콘셉트로 진행했다. 레스토랑 20곳과 제휴해 쿠킹 클래스와 다양한 거리 이벤트로 식문화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풀어내려 했다.

'쇼퍼테인먼트'를 아시나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혼합된 명칭인 '쇼퍼테인먼트(Shopping+Entertainment)'가 탄생했다. 홈쇼핑 채널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이름도 거창한 '리얼 뷰티 프로그램 뷰티바이블 <뷰티온에어>'다.

CJ오쇼핑은 기존의 홈쇼핑 프로그램과 달리 전문적인 뷰티 정보 프로그램 형식이다. 즉 제품의 판매뿐만 아니라 그 제품에 대한 정보와 뷰티 아이템, 뷰티 노하우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알려준다.

이 또한 패션, 뷰티 분야의 정보에 능통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전략이다. 단순히 쇼핑을 넘어 정보와 신뢰성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대하겠다는 의미다. 3월 17일부터 70분 동안 매주 테마와 이슈를 정해서 3인의 뷰티 MC(피현정, 조여정, 도윤범)와 100인의 뷰티 전문가들이 제품에 대한 정보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한데 모아 실질적인 뷰티 팁을 알려줄 예정이다.

CJ오쇼핑의 현은경 PD는 "시청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며 "최근 뷰티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와 뷰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현정 씨도 "뷰티 쇼핑 가이드가 되는 셈"이라며 쇼퍼테인먼트 프로그램의 론칭에 힘을 실었다.

CJ의 대변신

케이블 채널 올'리브와 CJ오쇼핑은 모두 CJ그룹에 속한 방송채널이다. CJ는 방송(CJ미디어, 온미디어, Mnet, KM)과 영화(CJ엔터테인먼트), 음악/공연(엠넷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게임(CJ인터넷) 콘텐츠를 아우르는 통합 법인인 'CJ E&M'을 1일 공식 출범했다. 올'리브의 변화도 CJ E&M의 출범과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의 수요가 많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의 영향력을 인정한 셈이다.

CJ E&M(Entertainment & Media)은 방송사업 부문, 영화사업 부문, 음악/공연사업 부문, 게임사업부문 등 4개 부문으로 재편됐다. 4개 부문은 통합 전과는 차원이 다른 글로벌 노력을 다각적으로 전개할 예정. 아시아 정서를 담은 애니메이션 사업 진출, 콘텐츠 허브 등 신규사업에 드라마 제작 역량 강화, 4개 부문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 등 다각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자체 콘텐츠의 '원 소스 멀티 유즈'를 기반으로 수익을 증대하고, 국내외 통합 수급 및 유통을 통한 협상력 제고, 부문간 글로벌 네트워크 및 인프라 활용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올해 하반기 종합편성채널의 출현에 대비해 대대적인 변화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CJ E & M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맞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글로벌화함으로써 새로운 콘텐츠 한류의 모범사례를 만들 것"이라며 "2015년 글로벌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