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합창단' 진지함과 열정으로 맹연습, 또 다른 감동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없어 보이는 듯해도 /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 저 바람에 실려 가듯 또 세월이 흘러가고 /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 / 그리움이란 /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KBS 라디오 공개홀은 46명의 목소리가 울러 퍼졌다. '남자의 자격'의 김태원이 작곡·작사한 곡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한창 연습이 진행 중이었다. 어르신들과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모두 진지했다.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탈 뿐 그 진지함과 열정은 전혀 웃기지 않았다.

'청춘합창단'은 연습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 임혜영의 지도아래 소리가 잘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준비운동부터 시작됐다.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고, 긴장감까지 해소시켜주는 준비운동은 어르신들에게 마음가짐까지도 정돈되게 했을 것이다.

이날은 방송 녹화 현장을 취재진에게 공개하는 자리였지만, 전혀 방송의 색깔을 느낄 수 없었다. 방송이 아닌 그저 합창대회 출전을 앞두고 맹연습에 몰입하는 합창단원들 모습 그대로였다.

46명을 통솔하는 김태원은 지휘자의 역할을 다했고, 박완규와 임혜영은 완벽한 노래지도 선생님이었다. 어르신들은 이들의 손동작이나 눈짓,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고 화음에 열중했다.

지난해 <넬라판타지아>로 전 국민을 감동시켰던 합창 모드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울릴 태세다. 제작진은 지난 4월부터 1960년생 이전 출생자 중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합창단원을 맞아들였다. 그 결과 40명의 단원들이 선발됐다. 이들은 하얗게 백발이 서린 60~70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성량만큼은 20대의 젊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열정과 끈기, 노력은 오히려 이들에게 배워야 할 미덕이다. 이들은 선발되는 오디션 과정부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엄청나게 자극했다. 자녀 때문에, 건강 때문에, 가정형편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던 어르신들의 도전기는 감동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중을 울렸다.

그런데 이번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의 감동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노래 중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은 최고령자인 노강진(84) 할머니의 몫이다. 그는 떨리는 듯, 청량한 목소리로 노래의 끝을 장식한다.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왈칵 눈물이 쏟아질지도 모른다. 또 한 번의 감동이 기다린다.

이들은 두 번째 미션곡으로 '아이돌 그룹의 노래 메들리'를 부른다. 2NE1, 샤이니, 소녀시대, 아이유 등의 노래 9곡을 메들리로 엮어 부르는 것. 어르신들이 부를 선율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청춘합창단'은 다음 달 24일 열리는 'KBS 전국민 합창대회'에 참가한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