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 한 회가 아깝다!”

얼마나 재미있으면 보고 있기도 아깝다는 말이 나올까.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연출 김병욱)의 방송 첫 주가 지나갔다.

이번 작품은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에 이은 ‘하이킥’ 세 번째 시리즈다. 제목부터 뭔가 다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년 6개월여 만에 날아온 ‘짧은 다리의 하이킥’이 전편과 어떻게 다른지 짚어봤다.

#캐릭터가 다르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짠한 구석이 있다. 제목에 나와 있는 ‘짧은 다리’에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상처 때문에 어딘가 모자란 구석이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방송 첫 주 동안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88만원 세대’를 대변하는 백진희. 그가 맡은 만년 취업 준비생 역할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등장한 배우 황정음의 캐릭터와 맞닿아 있다.

황정음은 당시 한번 쳐다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외모를 무기 삼아 취업을 준비했다. 매달 쏟아지는 ‘카드 값 폭탄’에 좌절하면서도 쇼핑을 끊지 못했다.

백진희는 다르다. 수십 개의 자격증으로 무장했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남의 총각김치와 장조림 반찬에 기생한다. ‘10초안에 짜장면을 먹으면 취업 시켜주겠다’는 말에 얼굴을 그릇에 파묻는 모습에는 취업에 대한 절박함이 담겼다.

#‘쾌감 OST’가 돌아왔다!
가수 이적은 <하이킥3>에서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나서고 있다. 항문외과 의사로 보낸 우울한 일생을 작가라는 꿈을 이루며 날려버린 극중 설정처럼, 그가 만든 <하이킥3> 주제곡은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담겨 있다.

‘하이~킥!’이라는 고음의 추음새는 이적의 독특한 음색과 만나 신나는 느낌을 준다.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거침없는 랩에 어깨가 들썩인다.

이러한 음악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남긴 OST에 대한 아쉬움을 날려줬다. 당시 주제곡으로 쓰인 곡은 가수 김조한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긴 발라드 곡. 다소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을 안겨 ‘하이킥’만의 쾌감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속지 않는다!
<하이킥3>를 보는 시청자들의 모습도 예전과 달라졌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슬픈 결말을 암시하며 끝난 탓이다. ‘모두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를 기대한 시청자들은 남녀 주인공의 자살설, 여자 주인공의 귀신설 등 우울한 암시만을 남겨놓고 끝난 <지붕뚫고 하이킥>의 마지막 회에 허탈해했다. <하이킥3>를 보는 시청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하이킥3>의 첫 회는 유명 작가가 된 이적이 TV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장면이었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이 모든 것이 다 소설 속 내용이었다고 끝날 것 같다”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뚫고 하이킥>도 이적이 집필한 소설 시리즈일 것이다” 등 다양한 상상이 펼쳐지고 있다.

<하이킥3>의 홍보 관계자는 “시트콤은 코믹한 장르라는 인식 때문에 결말은 해피앤딩이라는 공식이 굳어져 있었다”며 “지난 시즌이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서인지 <하이킥3>에 대한 결말의 관심도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강민정 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