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와 닿는 바람이 사뭇 선선해졌다. '독서의 계절'가을이기 때문일까. 최근 문학 작품이 등장하는 광고가 많아졌다.

박완서 용혜원 안도현 등 소설부터 시에 이르기까지 국내 내로라 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광고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와 작품이 광고 속으로

책장이 펼쳐지며 고(故)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귀절 "내 마당에 몸 붙이고 있는 것들은 하루도 나를 기쁘게 하지 않는 날이 없다"가 화면에 나타난다. 비틀즈의 <아이 윌(I will)>을 배경으로 온에어 되고 있는 이 광고는 지난달 1일 첫 선을 보인 대우건설 푸르지오의 광고 내용이다. 푸르지오는 시인 용혜원 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문학 작품뿐 아니라 작가가 직접 광고에 출연한 사례도 있다. 교보생명의 기업광고 '안도현 시인'편이다. 시인 안도현이 직접 광고에 출연해 카피 제작에도 참여해 마치 한 편의 우편엽서를 보는 느낌을 준다.

#문학의 모티브로

문학작품을 모티브로 한 광고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맥주 광고 '소나기'편은 시골 소년과 소녀의 순박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떠오르게 한다.'순수의 시대' '별 헤는 밤' 에 이어 내놓은 '소나기'편은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삼성증권의 '크리에이티브-탈무드'편은 <탈무드>의 격언에서 출발했다. '지혜로운 자를 늘 곁에 두어라' 라는 격언을 모티브로 했고, 스토리를 일러스트로 표현해 책을 보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왜 문학인가

정적인 문학작품과 동적인 광고의 만남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문학의 예술성이 광고의 상업성을 덜어주고, 소비자의 감성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 주택사업기획팀 이광범 부장은 "문학의 함축적인 문구, 서정적인 느낌이 담긴 광고는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해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며 "긍정적인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학을 활용한 광고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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