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가족'의 송일국
종편편성채널(이하 종편)이 '드라마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는 대부분의 방송사에서 시청률 효자 노릇을 한다. SBS는 <모래시계> 이후 지상파 채널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종편채널이 개국 초기 드라마에 주력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그들은 어떤 비책을 숨기고 있을까.

#jTBC - 탄탄대로
'빠담빠담'·발효가족 등 4편, 멜로·가족애 등 콘텐츠 다양

종편 중 jTBC는 가장 많은 드라마 정보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작품만 무려 4개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이야기> <발효가족> <총각네 야채가게> <인수대비>가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이야기>(이하 빠담빠담)는 남녀주인공이 기적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지는 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멜로물이다. 수목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는 <발효가족>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 대안가족을 꾸리는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마왕> <부활> 등 명품 드라마를 만든 박찬홍 감독-김지우 작가의 합작품이다.

'빠담빠담'의 정우성·한지민
조그만 야채가게를 33개의 전국매장으로 확대시킨 젊은 CEO 이영석씨의 실화를 다룬 <총각네 야채가게>는 배우 지창욱을 섭외 중이다. 50부작 대하사극 <인수대비>는 채시라가 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랐다. SBS <그대 웃어요>의 이태곤 감독과 SBS <왕과비>를 집필한 정하연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

jTBC는 다양한 시청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jTBC의 라인업이 가장 탄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TV조선 - 다소 주춤
개국작 '한반도' 방송 연기, 제작비 난항…불안한 출발

TV조선은 개국작 <한반도>에 황정민이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당초 개국일인 12월 1일에 맞춰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제작비 마련에 난항을 겪으며 방송을 내년 1월로 미뤘다. 한 제작관계자는 "제작은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예상 투자액이 충족되지 못했고, 채워지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요란했던 축포에 비하면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TV조선의 또 다른 작품인 <고봉실 여사 구하기>는 서서히 윤곽이 잡히면서 불안감을 덜고 있다. 주인공 고봉실의 좌충우돌 인생을 따라가는 36부작 주말극에서 타이틀롤은 배우 김해숙이 맡는다. 이 외에 천호진, 독고영재, 홍석천 등이 캐스팅됐다.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의 루나와 SS501의 김규종도 출연한다.

#채널A - 오리무중
'황제를 위하여' 홍보 전혀없어, 출연진 미확정… 궁금증 증폭

몇몇 종편사들이 자금난에 허덕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채널A가 다른 종편과 달리 방송 프로그램 홍보에 열을 올리지 않는 게 그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아직 채널A가 확정적으로 발표한 작품은 없다.

채널A는 묵묵히 개국특집드라마 <황제를 위하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제를 위하여>는 제작진이 전원 교체되면서 알려진 내용도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외부에 공개된 건 여기까지고, 드라마 제작이 '진행형'이라는 사실만 알려졌다. 그래서 더욱 궁금증이 생긴다. 일종의 티저 홍보라고도 볼 수 있는 이유다.

<황제를 위하여>가 아직 출연 배우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들이 타사에 뒤쳐졌다고 보긴 이르다. 한 내부 관계자는 "드러난 것이 없지만 내부에서는 차근히 준비 중이다. 조만간 뚜렷한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고 귀띔했다.

#종편MBN, 마이웨이
'거액 투자' 모험 보다 안전 선택, 120부작 '청춘 시트콤' 차별화

MBN는 다른 종편과 다소 상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스 보도를 주로 했던 MBN은 종편에 선정된 후에도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큰 돈을 들여 모험을 하기보다 비용과 인력 부담이 비교적 덜한 시트콤을 준비하며 안전한 길을 걷고 있다.

MBN이 선보일 <뱀파이어 아이돌>은 지구에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뱀파이어 별의 왕자님과 그를 돕는 매니저를 그릴 120부작 청춘 시트콤. 시트콤은 드라마라는 '판돈 큰 도박'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제작노하우도 쌓고 시장 반응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검증된 예능인 신동엽이 캐스팅돼 기대감을 모은다. 신동엽이 매니저 역을 맡고, 왕자님 역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맡을 예정이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