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어디 살고 있을까? 청담동·방배동 '철통보완' · 삼성동 인구 밀도 낮아서 · 한남동 한국의 베벌리힐스 김혜수·배용준·서태지 등 강북 부촌에 자리잡아

연예계 스타는 대중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스타들이 입는 옷은 유행이 된다. 그들의 발길이 닿는 음식점, 술집, 미용실 등은 금세 입 소문이 나서 북적인다.

반면 스타들이 사는 집은 베일에 싸여 있다. 스타들의 집에는 뭔가 특별한 것들이 가득할 것만 같다.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스타들은 어디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서울시 전역을 꼼꼼하게 더듬어봤다.

▲청담동 고급빌라촌

청담동 일대는 유명 스타들이 밀집한 부촌이자 별들의 천지다. 청담동의 대표적인 고급 빌라는 상지리츠빌 카일룸, 동양파라곤, 연세리버테라스 등이 꼽힌다. 이들 빌라는 한강변에 위치해 있다. 가까운 거리에는 명품가게, 미용실, 스튜디오가 몰려 있다.

가수 조영남이 사는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는 187평형으로 시가 60억 원대다. 배우 한채영과 최지우도 같은 빌라 카일룸 3차(158평)에 산다. 라틴어로 '하늘의 침상'이란 의미를 지닌 카일룸은 이름이 의미하는 것만큼이나 고급스럽다. 지하층과 1ㆍ2층에 스크린골프장, 개인 영화관, 피트니스 센터, 마사지룸, 미팅룸 등 문화시설이 구비돼 있다.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 황신혜, 가수 김현중은 갤러리아 명품관 뒤 동양파라곤 2차에 산다. 빌라 옆에 작은 정원이 있어 도심 속 전원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시가는 26억~29억 원 사이로 알려졌다.'유럽의 성'으로 불리는 청담역 인근 동양파라곤에는 배우 차승원과 공유도 살고 있다.

이밖에 배우 전도연, 송승헌, 김태욱-채시라 부부 등도 청담동 고급 빌라촌에 입주해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보아와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도, 소녀시대 숙소도 인근에 위치한다.

청담동 고급 빌라촌이 별들의 집합소가 된 것은 철통보안 때문이다. 높은 담장과 굳게 닫힌 철제 대문은 외부와 단절된 느낌을 준다. 또 다른 이유는 입지 조건.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교통이 편리하다. 청담 초ㆍ중ㆍ고, 경기고 등이 가까워 교육환경도 좋다.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유명 스타들은 집을 구할 때 금액보다 보안에 신경 쓴다"며 "고급 빌라촌은 독립된 구조로 지어져 사생활 보호가 철저히 된다"고 말했다.

배우 다니엘 헤니, 가수 에릭과 신혜성은 고가의 빌라 구입이 부담스러운 탓에 청담동 엠넷 맞은편 오피스텔을 택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엔 방송인 유재석과 노홍철이 산다. 잠정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은 압구정동 대림아크로빌에 거주하고 있다.

▲삼성동 '연예인 아파트'

청담동과 더불어 삼성동 역시 '별들의 안락처'다.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를 비롯해 송혜교, 방송인 이휘재가 고급빌라인 아델하우스(시세 30억원)에 산다. 아델하우스 바로 옆에 위치한 현대주택단지는 배우 김승우-김남주 부부, 최근 군입대한 가수 겸 배우 비의 보금자리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는 주상복합 브라운스톤 레전드(시세 35억원)에 거주한다. 최근 그룹 JYJ의 김재중도 같은 장소로 이사했다.

'연예인 아파트'라 불리는 아이파크엔 배우 손창민, 전지현, 이미연, 권상우-손태영 부부 등이 살고 있다. 아이파크의 시세는 57억원 대로 국내 일반 아파트 중 가장 비싸다.

삼성동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에서 삼성동과 청담동은 인구 밀도가 낮아 연예인이 선호한다"면서 "주민들의 소득 수준도 높아 연예인들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공인중개사는 "다만 연예인이 많이 산다는 입 소문 때문에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발걸음이 줄었다"며 "손예진이 한남동 유엔빌리지로 이사간 것도 이런 경향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방배동 서래마을

방배동 서래마을은 언덕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편의성이 떨어진다. 서래마을 곳곳에 설치된 경비초소와 폐쇄회로TV(CCTV)는 사람들의 출입을 일일이 체크한다. 폐쇄적 환경 덕에 외부 노출을 꺼리는 연예인에게 주거 공간으로써 선호도가 높다.

배우 고현정은 서래마을 동광단지 라온채에 4년째 거주 중이다. 특히 옥상에 작은 연못과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배우 정우성도 고현정이 사는 빌라와 150m 거리에 인접한 상지리츠빌 8차에 살고 있다. 가수 조용필과 신승훈, 배우 최수종-하희라 부부, 김정은, 하지원, 최민수 등도 서래마을 주민들이다. '서래마을 동네 친구'로 방송에서 자주 언급된 배우 황정민, 방송인 김제동, 가수 리쌍의 길 등의 보금자리도 여기다.

서래마을 경비초소의 한 보안요원은 "집 번지수를 모르면 어디가 어딘지 찾기 힘든 곳이 서래마을이다"며 "연예인들은 동네에서 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누가 살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한남동 유엔빌리지

한남동 유엔빌리지는 연예인들이 모여드는 한국의 '비벌리힐스'다. 유엔빌리지는 행정구역상 용산구 한남1동 일대 약 10만평의 대지를 일컫는다. 현재 이곳에는 루시드하우스, 헤렌하우스, 코번하우스, 클라인하우스, 스위트캐슬 등 고급 빌라들이 위치하고 있다.

한남동 언덕을 따라 형성된 유엔빌리지 앞에는 경비초소가 있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지는 않지만 다른 곳에 비해 폐쇄적인 느낌을 준다. 한 택시운전기사는 유엔빌리지선 택시도 초소에서 부른다고 했다. 이 기사는 "연예인이든 고위급 인사들이든 택시회사로 직접 전화하지 않는다. 초소를 통해 택시를 부른다"고 귀띔했다. 폐쇄적인 분위기의 유엔빌리지 내부에 진입하면 언덕을 따라 늘어선 고급 빌라들을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유엔빌리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들은 배우 이영애, 정준호, 김태희, 가수 이효리, 탑(본명 최승현) 등이다. 청담동 못지 않은 톱스타들이 모여 살고 있는 것이다. 유엔빌리지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바로 앞에 한강이 위치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덜 의식할 수 있다. 강남도 가까워서 굳이 한강 이남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유엔빌리지 북쪽에 위치한 한남더힐에는 안성기와 이승철 등이 살고 있다. 최고급 임대아파트로 지어진 한남더힐은 과거 단국대 부지에 세워졌다. 최고 보증금은 25억 원에 월 임대료만 429만원에 달한다. 지난 1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현재 입주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매매가 금지돼 있음에도 고급 주거 단지로 소문나 연예인들도 다수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더힐은 외부인 출입에 상당히 민감하다. 보안요원들이 곳곳에서 감시한다. 심지어 외부 사진 촬영도 금지한다.

한남더힐 단지 내부에는 고급스럽고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웰빙스파와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등이 있고, 거주민들의 외부 손님 대접을 위한 게스트룸과 독서실까지 구비되어 있다. 아파트지만 100평 이상은 여러 세대를 세로로 쌓아 올리지 않고 가로로 배열한 점이 눈에 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와 한남더힐에 입주한 연예인들은 비싼 가격에도 90~100평의 큰 평수를 선호한다. 이들이 거주하는 빌라의 매매가와 아파트 임대료는 25억에서 30억 원에 육박한다.

▲ 흑석동과 강북과

강남과 한남동이라는 연예인 밀집 지역을 선호하지 않는 연예인들도 있다. 외부와의 접촉이 많은 강남의 화려함과 거리를 둔 경우다.

선유도 근처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흑석동 마크힐스는 현빈과 이민호의 주거지다. 현빈은 해병대에서 군복무중이기 때문에 그의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판 '브란젤리나' 장동건-고소영 부부도 강남 삼성동으로 이사하기 전 이곳에 신혼 집을 차렸다. 현충로 옆에 자리한 마크힐스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높은 언덕에 세워져 있을 뿐 아니라 보통의 아파트들처럼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입구가 없다.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주차장을 통과해야 하는데 주차장 입구에는 경비요원들이 배치돼 외부인들을 통제하고 있다.

마크힐스는 10층 건물이며 전체 세대는 18세대다. 마크힐스의 100평과 120평은 매매가가 25억~35억 원이다. 인근 한 부동산 업자는 "워낙 가구 수가 적고 고가이다 보니 평소에 매매량이 거의 없다"며 "경기침체로 집 값이 떨어졌는데도 거래량이 없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몇몇 연예인들이 거주하고 있지만 연예인 밀집 주거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김혜수와 서태지, 배용준은 평창동 일대와 성북동이라는 강북의 전통적인 부촌을 선택한 경우다. 배용준이 성북동에 50억대 단독주택을 구입했다는 사실은 지난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성북동의 고급주택단지 끝자락에 위치한 배용준의 집은 230평에 달한다. 김혜수는 청운동의 아델하우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태지 역시 2009년에 평창동에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서태지의 평창동 부지는 땅값만 6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ㆍ사진=김지섭, 김인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