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성공적인 코스닥 데뷔소속 연예인 관리가 안정적인 주가 성장 열쇠

양현석 이사의 동생인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서 기념패와 꽃다발을 들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원식 코스닥협회 부회장, 2NE1 멤버 박산다라, 배우 유인나, 진수형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양 대표, 정태영 대우증권 IB본부장, 지누션 멤버 션과 지누. 연합뉴스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지난 23일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YG의 주식 상장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 11월 상장예비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상장에 실패했다. YG는 '재수'에 도전했다. 결국 지난해 447억7,289만5,537원, 당기순이익 97억6,824만8,439원을 기록하고 전년도 매출 356억9,336만4,685원, 당기순이익 41억6,226만5,499원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지난 6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빅뱅 멤버 대성이 교통사고로 검찰조사(무혐의)를 받고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상장이 한달 정도 늦어진데다 공모가도 깎였다.

이수만 SM회장 부동의 1위

재벌 정보사이트 재벌닷컴이 지난 9월 유명 연예인들의 보유 주식을 분석한 결과 지분 가치가 10억 원 이상인 '주식부자'는 총 8명이었다.

이수만 SM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1,657억 원(이하 2011년 9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장의 주식 가치는 그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1월 연예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1,000억 원대 주식 부자 대열에 올라선 후 12월에 50만주를 매각해 80억 원을 현금화했다. 그럼에도 9월 보유주식가치가 1,600억 대로 상승한 것은 아시아권에서 SM 소속 가수들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이수만(좌), 양현석
양현석 YG 이사도 같은 조사에서 838억8,000만원의 주식을 보유해 2위에 올랐다. 그는 코스닥 상장 전 YG 주식 지분의 47.73%를 보유하고 있었다. 양 이사의 뒤를 이어 코스닥 상장사 키이스트의 대주주 배우 배용준이 121억3,000만원으로 3위에 올랐다.

눈에 띄는 것은 SM 소속 가수들의 보유 주식 가치다. 가수 보아는 SM 유상증자 참여로 주식 10만주를 보유해 41억 원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수 강타도 11억5,000만원으로 연예인 주식부자 8위를 기록했다.

화려한 코스닥 데뷔

14∼15일 진행된 YG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560.75: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올해 코스닥 최대 규모인 3조6,378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공모주 청약 흥행에서부터 크게 성공한 셈이다. YG의 주식 공모가는 3만4,000원으로 결정됐으나 증권가에서는 23일 코스닥 시장이 열리면 YG의 주가가 훨씬 더 높은 가격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YG의 주가는 상장하자마자 비상했다. 상장 후 시초가는 애초 공모가의 정확히 두 배인 6만8,000원이었다. 그리고 이날 코스닥 시장이 열리자마자 곧 7만8,200원으로 상승해 오후 3시 같은 가격으로 마감하는 괴력을 보였다. 이날 SM 주식의 종가는 5만1,600원으로 전일보다 8,500원 하락했다. JYP도 전일 대비 1,140원 내려간 8,1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YG의 '화려한 코스닥 데뷔'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다.

YG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은 투자가들의 높은 기대감에서 기인한다. 증권가는 내년 YG의 매출액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 증권은 22일 내놓은 YG 관련 보고서를 통해 내년 YG 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이 올해 대비 3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YG의 가파른 성장세의 원인으로 그룹 빅뱅과 2NE1을 비롯한 소속 가수들의 성공적인 일본 진출을 꼽고 있다. YG는 2007년 일본 자회사 'YG 엔터테인먼트 재팬'을 설립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AVEX 사와 합작으로 YGEX 사를 세웠다. YG의 일본 진출 노력은 현지에서의 매출 성장으로 연결됐다. 지난 2009년 YG 해외 매출 비중은 4.0%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4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YG의 해외 매출 중 일본 매출의 비율은 90% 이상이다.

일본 현지에서 빅뱅 콘서트에 몰리는 관객 수만 비교해봐도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빅뱅의 일본 콘서트 관객은 6만 명이었다. 이어 2011년 초에만 8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였고 2011년 총 빅뱅 콘서트 관객 수는 전년 대비 세 배 가량 증가한 17만 명에 달할 예정이다. 2012년 1월로 예정된 일본 'YG 패밀리 콘서트'에만 16만 명이 몰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일본 공연 매출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 음악 시장은 2010년에 약 53억 달러(약 6조897억 원) 규모였다. 약 73억 달러 규모의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11년 국내 음악 시장은 전년대비 11.4% 성장한 6억6,000만 달러(약 7,586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보다 월등히 규모가 큰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은 YG로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음악시장에서 SM YG JYP, 이른바 빅3 엔터테인먼트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YG의 주식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2010년 3개사 소속 가수 음반의 시장 점유율은 77.4%였으나 2011년 상반기에는 83.77%로까지 상승했다. YG 소속 가수들의 음반 출하량은 2010년 전체의 20.8%에서 2011년 상반기 24.2%로 성장했다. SM이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YG도 2011년 하반기에 가수 타블로를 영입했을 뿐 아니라 내년에는 남성 및 여성그룹을 한 팀씩 내놓기로 결정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8만원 돌파?

YG 주식의 최대 주주는 단연 양현석 YG 이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가 18일 발표한 YG의 증권발행 실적보고서에 의하면 양 이사는 YG 보통주 178만 4,777주(유상증자 전 47.73%, 유상증자 후 35.79%)를 가지고 있다. 그밖에 양 이사의 동생 양민석 대표이사가 36만2,007주를, 김인곤 고문이 10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양 이사가 보유한 보통주 가격을 23일 종가 7만8,200원으로 계산할 경우 그의 보유주식 가치는 무려 1,396억 원 가까이 올라간다. YG 주식의 공모가 3만4,000원으로 산정했을 때의 약 607억 원보다 800억 원 가까이 높은 수치다.

'연예인 주식부자 1위' 이수만 SM 회장은 SM 주식 404만1,465주(24.39%)를 가지고 있다. SM의 23일 종가 51,600원으로 계산했을 때 이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약 2,085억 원이다. 지난 9월 재벌닷컴의 조사 결과보다 크게 오른 수치이지만 양 이사의 추격이 코스닥 상장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선 YG 주식이 조만간 8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양 이사의 주식 평가액이 이 회장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YG 출신 가수들도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9월 재벌닷컴이 조사한 연예인 주식부자 10위권 내에 SM 소속의 보아와 강타가 껴 있다는 것을 눈여겨 볼만 하다. 두 사람은 유상증자로 직접 회사에 투자한 경우다. YG 소속 가수들도 자사 주식에 투자할 경우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연예 기획사는 인적자원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소속 연예인들이 돌발 행동을 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YG 측도 이른바 '인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별히 '아티스트' 리스크 관리팀을 만들어 소속 가수들을 관리하는데 노력을 쏟고 있다. 양민석 YG 대표이사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스크 관리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회사가 파악하지 못한 (인적)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소속 연예인 관련 리스크는 관리 강화를 통해 최소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가 직접 강조할 만큼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사람'을 기반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위험 요인이 크다. 사람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다면 YG는 코스닥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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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엽기자 klimt@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