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 대거 바뀌며 자율야구 새로운 트렌드 자리매김

프로야구 비활동기간 훈련은 매년 겨울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나 올해만큼 선수들은 완전한 '겨울 방학'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8개 구단이 약속이나 한 듯 12월'휴식'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구단들은 이달 말까지 모든 훈련 일정을 마친다. 그리고 합동훈련이 시작되는 내년 1월 초까지 선수들에게 자유를 부여하기로 했다.

물론 규약에 명시된 비활동기간은 12월1일부터 1월31일까지만 12월 한달 간 휴식만 해도 작은 '사건'이다. 벌금까지 부과하기로 해도 안 지켜지던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를 일부 수용한 구단들은 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걸까.

▲ 트렌드가 바뀌었다

사실상 12월 훈련은 구단의 '강압'이라기보다 사령탑의 성향에 따른 문제였다. 8개 구단 최연소 사령탑인 김기태 LG 감독이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를 가장 강조하고 나섰다. 진주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12월엔 무조건 쉬게 할 예정이다. 단 1월10일 합동훈련에 앞서 시작되는 체력테스트에서 낙오자들은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선수들 스스로 몸을 만들어오게끔 유도하는 메이저리그식 관리다.

관리야구의 대명사이던 김성근 SK 감독과 조범현 KIA 감독이 퇴장하면서 프로야구판 전체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자율야구'의 분위기다. 김진욱 두산 신임 사령탑 역시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 규약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류중일 삼성 감독, 이만수 SK 감독, 양승호 롯데 감독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선동열 KIA 감독도 훈련 강도는 혹독하지만 30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귀국한 뒤에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 SK 벤치마킹이냐, 반면교사 LG냐.

LG의 주전 선수들은 당황스러울 정도다. 진주 마무리훈련 명단에서도 빠진 이들은 10월말부터 자율훈련에 돌입해 1월 초까지 두 달이 넘도록 누구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지난해 무려 80일 간의 강행군을 펼친 것을 떠올리면 '극과 극'체험. 박종훈 전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돌풍을 일으키다 무너진 원인의 일정 부분을'오버페이스'로 시인했다.

반면 김성근 전 감독 시절 '지옥훈련'으로 악명 높았던 SK는 늘 우승권에 있었다. 1등을 따라가려면 그에 버금가는 훈련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나머지 구단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비활동기간 혹독한 훈련을 실시했다. 올 겨울 SK가 글러브와 방망이를 놓기로 하자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분위기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머리를 싸 맸던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규약을 자발적으로 지킨다면 대환영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비활동기간에는 자율적으로 훈련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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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희기자 hhsu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