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독일-네덜란드, 잉글랜드-프랑스 한 조 편성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대회는 월드컵에 비견되는 국제 축구의 빅 이벤트다. 세계 축구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다. 세계 축구를 좌우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강호 16개 팀이 출전하기 때문에 경기 수준은 월드컵 본선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매 대회마다 이른바 '죽음의 조'가 출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상위 팀이 즐비하지만 시드 배정을 4개국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로 2012의 경우 유럽에서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톱 시드를 배정 받아 '죽음의 조' 탄생 가능성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됐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3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본선 조 추첨 결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상위국인 독일(2위)과 네덜란드(3위), 포르투갈(7위), 덴마크(11위)가 B조에 몰렸다. 어느 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전통적인 라이벌인 독일과 네덜란드의 대진은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빅 카드다.

네덜란드가 독일에 쌓은'구원(舊怨)'을 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네덜란드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침공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국민 감정이 좋을 수 없다. 축구에서도 독일은 네덜란드의 꿈을 매번 무산시켰다. 무수한 슈퍼스타를 배출한 네덜란드가 월드컵 정상에 서지 못한 가장 큰 까닭은 독일의 장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1970년대 이후 유럽 축구의 흐름을 주도해왔다. 네덜란드는 '천재'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원 '토털 풋볼'로 세계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전술 혁명가' 리누스 미셸 감독과 크루이프를 앞세운 네덜란드는 일약 세계 정상을 넘보는 강자로 떠올랐다.

이런 신흥강호 네덜란드의 꿈을 좌절시킨 팀이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워가 중심이 된 서독이다. 서독은 197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베켄바워는 "크루이프가 나보다 뛰어난 선수일지는 모르지만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네덜란드는 1980년대 후반 루드 굴리트, 마르코 반바스텐, 프랑크 레이카르트의 '오렌지 삼총사'을 앞세워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로타르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등이 버틴 서독에 16강전에서 2-1로 패배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서독의 사령탑이 '카이저' 베켄바워였다. 당시 경기는 네덜란드와 독일의 감정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여실히 보여준 한판이었다. 레이카르트와 서독의 간판 공격수 루디 펠러가 나란히 퇴장을 당했는데 레이카르트가 펠러에 침을 뱉는 장면이 사진으로 포착돼 화제가 됐다.

역대 전적에서 독일은 네덜란드에 14승 14무 10패로 앞서 있다. 지난 16일 '미리 보는 유로 결승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친선 경기에서는 독일이 3-0으로 예상 외의 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가 유로 2012에서 독일을 상대로 맺힌 원한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덜란드의 프랑크 레이카르트
잉글랜드와 프랑스, 스웨덴에 개최국 우크라이나가 편성된 D조도 눈길을 끈다. 역사ㆍ문화적으로도 숙적인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맞대결은 양국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대결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16승 4무 8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로 대회 본선에서는 프랑스가 1승 1무로 앞서고 있고 2008년과 지난해 열린 친선 경기에서도 프랑스가 2연승을 거뒀다.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악연도 주목된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지난달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기까지 스웨덴을 상대로 34년간 10경기 무승(7무 3패)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을 친선 경기에서만 6번 꺾어봤을 뿐 FIFA와 UEFA가 주관하는 국제 대회에서는 5무 2패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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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루디 펠러

김정민기자 goavs@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