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여자양궁단이 14일서울 양천구 목동현대백화점에서 열린 창단식에서 정의선(오른쪽 네번째) 대한양궁협회장, 정지선(오른쪽 다섯번째)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선수단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금빛 과녁'을 겨냥할 한국 양궁이 그 저변을 확대하며 명실 공히 세계 최강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 달 새 든든한 모기업을 둔 실업팀이 두 곳이나 창단됐다.

그간 명성에 걸맞지 않게 '양적 성장'이 더뎠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양궁계에서는 획기적인 변화이자, 제2의 르네상스로 여겨지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지난 1일 남자 양궁단을 창단한 데 이어 14일에는 현대백화점 그룹이 여자 양궁단의 문을 열었다. 국내 실업팀이 새로 만들어진 것은 진해시청(현 창원시청) 팀이 2007년 12월 출범하고 4년 만이다.

실업팀 창단 4년만이네

지난 1일 창단한 코오롱그룹은 2009년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우승한 이창환을 포함해 남자 리커브 선수 6명으로 팀을 꾸렸다. 14일 창단한 현대백화점은 정상급 신예 최미나와 김예슬 등 여자 리커브 선수 4명으로 닻을 올렸다. 코오롱 사령탑에는 여자 양궁의 간판이었던 박성현을 조련한 '명장'서오석 전 전북도청 감독이 선임됐다.

현대백화점은 조은신 경희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윤미진을 코치로 임명했다. 조 감독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대표팀을 지휘하면서 국내 스포츠에서 여성 최초로 메이저대회 국가대표 감독이 된 '실력파'다.

지난 1일 창단한 코오롱 남자양궁팀의 창단식 모습
코오롱 서 감독은 "신생팀 감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을 느낀다"면서 "국제대회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남자 선수들을 집중 육성해 한국 양궁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현대백화점 양궁단의 코치로 지도자의 첫 발을 내디딘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윤미진 코치는 "스타 출신도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기본적인 것부터 착실하게 배우고 잘 챙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윤 코치는 시드니올림픽에서 여고생 신분으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신궁'출신이다.

정의선 협회장 직접 나서

4년 만에 창단한 두 개의 실업팀은 한국 양궁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지난 4년간 대한양궁협회는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실업팀 창단을 권유했지만, 지속적인 불경기로 대부분의 후보 기업들이 고사했다. 결국 이번에도 한국 양궁의 '수장'인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직접 나섰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한 양궁 대회에서 만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게 양궁팀 창단을 권유했고, 수락을 이끌어냈다. 정지선 회장은 정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코오롱그룹 역시 이웅렬 회장과 정 회장의 친분이 큰 매개체가 됐다. 이 회장은 정 회장의 고려대 경영학과 선배다.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인 정몽구 회장에 이어 대를 이은 양궁 사랑으로 널리 알려진 정 회장은 두 팀의 창단식을 직접 찾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정 명예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양궁협회장을 맡으면서 2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정 회장 역시 바쁜 그룹 업무 와중에도 양궁과 관계된 일이라면 열 일을 제쳐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 팀의 창단식에서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욱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4년 전까지 기존의 12개 팀은 모두 시청 또는 군청 소속의 '관청팀'이었지만, 이번에 창단한 코오롱과 현대백화점은 순수 기업팀이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15일 "기존의 실업팀은 성격상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에 창단한 두 팀은 든든한 모기업을 둔 진정한 의미의 첫 번째, 두 번째 실업팀"이라고 밝혔다. 코오롱과 현대백화점을 기준으로 보면 실업팀의 1년 예산은 약 1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28개팀으로 늘어

두 팀의 창단으로 한국 양궁은 총 28개의 실업팀을 보유하게 됐다. 여자양궁단은 16개 지역 시도가 모두 양궁단을 갖게 됐고, 남자는 12개 팀이다. 서 전무는 "남자팀도 강원도와 전남, 광주, 부산만 양궁단을 창단하면 16개 시도에 모두 양궁단이 생긴다"면서 "내년에는 런던올림픽도 있는 만큼 실력에 걸맞은 저변을 갖춰 명실 공히 세계 최강의 자리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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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희기자 hhsu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