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씨름으로 설날장사 2연패, ‘이슬기 시대’ 열다

이슬기가 지난 24일 설날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에 오른 뒤 황소트로피와 상장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군산=연합뉴스
민속씨름을 대표하는 두 스타인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이태현 용인대 교수가 힘을 합쳤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2명의 천하장사가 적자(嫡子)로 지목한 이는 '아기 코끼리' 이슬기(25ㆍ현대삼호중공업).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설날장사 2연패를 차지하며 '모래판의 신(新) 황태자'로 우뚝 섰다. 기술씨름으로 모래판을 뒤흔들고 있는 이슬기는 민속씨름의 인기 부활에 희망의 빛을 밝히고 있다.

기술씨름은 이만기에게

이슬기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김해 신어초 6학년부터 씨름과 인연을 맺고 모두가 우러러 보는 이만기 교수에게 지도받는 행운을 얻었다. 신어초 씨름부가 인제대 체육관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 이슬기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부터 줄곧 이만기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주특기인 들배지기의 자세와 틀을 이만기 교수가 잡아줬다"고 설명했다. 또 이슬기는 "주특기를 극대화 하라"는 이만기 교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 덕분에 '들배지기의 달인'이 될 수 있었다.

이만기 교수도 주저하지 않고'제2의 이만기'로 이슬기를 꼽고 있다. "이슬기는 현역 최고의 씨름꾼이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좋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한다. 이슬기는 지난 24일 끝난 설날장사대회에서 들배지기 등의 기술씨름을 앞세워 장성복(동작구청)을 꺾고 꽃가마를 탔다.

기술씨름만이 침체된 민속씨름을 살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이슬기는 '이태현형'보다 '이만기형' 씨름에 가깝다. 186㎝, 138㎏의 이슬기는 "이태현 교수는 신체적인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타일이고 이만기 교수는 작은 체구에도 기술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이라며 "저도 백두급으로는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만기 교수 쪽에 가깝다. 아직까지 들배지기와 안다리 등 이기는 기술이 많지 않은데 더 보완해서 이만기 교수처럼 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이슬기가 지난해 11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장성복을 누르고 천하장사에 오른 후 기뻐하고 있다.
황태자 칭호는 이태현에게

이슬기는 이태현 교수와도 인연이 깊다. 2007년 민속씨름에 뛰어든 이슬기에게 이태현 교수는 '목표' 그 자체였다. 이슬기는 "이태현 교수를 어떻게든 이기고 싶은 마음에 이를 꽉 물었다. 그 동안 장사 타이틀을 가진 선수에게는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며 "2011년 설날장사 대회에서 이태현 선수를 이기고 장사 타이틀을 차지한 뒤 한껏 자신감이 붙었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달성한 이슬기는 '황태자' 칭호도 물려 받았다. 이태현 장사의 은퇴식이 예정된 지난해 11월 천하장사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신(新) 황태자'라는 칭호를 자연스럽게 잇게 됐다. "'제2의 이만기'도 놓치지 않고 싶은 닉네임이지만 개인적으로 '신 황태자'라는 칭호가 더 마음에 든다"고 털어놓는다.

'이슬기 시대'는 아직

이슬기는 체격과는 달리 빠른 움직임과 유연한 몸놀림이 장점이다. 100m를 13초에 끊을 정도로 스피드를 갖췄고, 하루 5,000m를 뛰는 등 인터벌 훈련을 거르지 않는다.

김은수 현대삼호중공업 감독은 "이슬기는 백두급에서 가장 순발력이 빼어난 선수다. 스피드를 활용한 들배지기는 드는 포인트가 다른 선수와 다르기 때문에 효과가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설날, 보은 천하장사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슬기는 올해 설날장사도 휩쓸며 '이슬기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직까지 멀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아직까지 정상 궤도에 올랐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쉽게 이기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한판 한판 힘겨운 힘겨루기를 한다"고 덧붙인다.

이슬기의 올해 목표는 전관왕과 씨름 인기의 부활. 그는 "씨름의 부활을 위해선 기술씨름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흥미진진한 경기들이 이어져야 한다. 저부터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기술 연마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올해 첫 대회를 잘 마무리했으니 전관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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