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축구 무대에서 자국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하는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됐다. 그 만큼 모든 나라가 귀화 선수를 적극 활용하고, '이방인'에 대한 문호를 활짝 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역시 '축구의 나라'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다.

'브라질에서 나고 자라 다른 나라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로 월드컵 엔트리를 구성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축구 변방 뿐 아니라 전통의 축구 강국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의 활약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대표팀 중원의 구심점이 됐던 데쿠(플로미넨세), '리오넬 메시 킬러'로 유명한 케플러 페페(레알 마드리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던 공격수 리에드손(스포르팅)이 모두 브라질 출신이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낸 독일 대표팀도 '브라질 피' 수혈에 주저함이 없다. 케빈 쿠라니(디나모 모스크바), 카카우(슈투트가르트) 등의 공격수가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빠르고 정교한 패스워크와 탄탄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앞세워 '세계 축구의 대세'로 군림하고 있는 스페인 대표팀에도 '브라질 유민'은 존재한다. 중앙 미드필더 마르코스 세나(비야레알)는 스페인 축구의 '국제 대회 울렁증'을 극복하게 한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세나는 2008년 유럽선수권에서 이니에스타, 사비, 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바르셀로나) 등 공격형 미드필더의 후방을 탄탄하게 지원하며 스페인의 정상 등극에 큰 공을 세웠다. 세나는 2002년 비야레알에 입단 후 6년간 스페인에 거주, 시민권을 획득한 후 곧바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아시아에서 이방인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 때의 라모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활약한 로페스를 거쳐 현재도 툴리오(이상 브라질)가 대표팀 중추로 활약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