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타 이동국, 김두현, 곽태휘, 김상식, 최태욱 줄줄이 모여
불운 털어버릴 마지막 기회
축구인들은 '월드컵의 한은 월드컵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모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대표적인 케이스. 황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득점포를 쏘아 올리는 등 4강 신화의 디딤돌을 놓았다. 이로 인해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는 절단됐다.
'최강희호'에서 스트라이커 이동국(33ㆍ전북)이 대표적인 월드컵 불운의 태극전사.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시작으로 그 동안 4차례 월드컵이 열렸지만 이동국은 2번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음에도 2002년 엔트리 탈락, 2006년 부상 낙마로 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다. 이동국은 "4번의 월드컵이 지나갔지만 출전시간은 단 60분"이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동국은 불운을 털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2009년과 2011년 전북의 K리그 우승을 합작했던 최 감독과 이동국은 대표팀에서도 브라질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을 대표팀 에이스로 점 찍고 29일 쿠웨이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드필더 김두현(30ㆍ경찰청)도 박지성(31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그늘에서 벗어날 찬스를 맞았다. K리그 정상급 중원의 지휘자로 평가 받던 김두현은 그 동안 박지성과 포지션이 겹치는 탓에 월드컵 본선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 참가했지만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도 불발된 김두현은 팬들의 뇌리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다가 '깜짝 선발'됐다. 1년 5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김두현은 날카로운 패스워크를 뽐내며 중원의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다행히도 현 대표팀에는 김두현의 앞을 가로막을 박지성 같은 존재도 없다.
'부상 낙마'잊어라
수비수 곽태휘(31ㆍ울산)도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했던 안타까운 기억을 지우려 한다. 곽태휘는 박주영(27ㆍ아스널)을 대신해 캡틴 완장을 차는 등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스승의 은혜 보답할 찬스
이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사령탑이 바로 최강희 감독. 김상식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최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수비적인 측면에 치중해 중원의 중심을 잡아주는 임무를 맡겼다.
막말논란 실력으로 가치 증명
측면 날개 최태욱(31ㆍ서울)도 최근 불거진 '트위터 막말 파문'을 가라앉혀야 한다. 최태욱은 트위터를 통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최성국을 옹호하는 멘션을 남겨 팬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사태가 커지자 최태욱은 즉각 관련 글을 삭제하며 사과했지만 축구팬들은 아직까지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자격 논란'까지 일고 있는 최태욱으로선 실력으로 자신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2010년 FC서울의 우승을 이끄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최태욱이 속죄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