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유이의 발걸음이 바쁘다.

지난 2월 종방된 KBS 2TV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로 아이돌가수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뗀 유이는 최근 애프터스쿨의 멤버로 돌아가 국내외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유이는 이달 3월에만 두 번 일본을 찾아 현지 팬들과 애프터스쿨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

최근 스포츠한국과 만난 유이는 "인터뷰 다음 날에도 일본 일정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지쳤을 법한 스케줄에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마치 '오작교 형제들' 속 국민여신 백자은의 모습을 여전히 보는 듯 했다.

유이는 "이제야 '오작교 형제들'이 끝났다는 사실이 실감난다"며 "실제 성격도 자은이처럼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유이는 '오작교 형제들'에서 완벽한 얼굴과 몸매에 실력까지 겸비한 여대생 백자은을 연기했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아픈 가족사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정에 목마른 인물을 소화했다. 김자옥 백일섭 김용림 등 "선생님"부터 정웅인 전미선 류수영 최정윤 등 "언니 오빠들"과 주원 연우진 등 "마음이 통하는 또래들"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호흡을 맞췄다.

유이는 "애프터스쿨의 멤버로 돌아왔지만 밥을 먹든 미용실을 가든, 사람들이 나를 '자은이'라고 불러준다"며 "스스로도 전보다 쾌활해지고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자은이의 모습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로 '꿀벅지 유이'가 아닌 '국민여신 백자은'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며 웃었다.

유이는 '오작교 형제들'로 배우로서 입지를 넓혔다.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에도 연기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던 유이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배우의 맛을 봤다. 스스로는 달콤했지만 시청자에게는 쓴 맛이 됐다.

'아이돌가수의 연기력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유이는 이후 드라마 '버디버디'로 한 단계 성숙했다. 유이는 "비록 케이블TV로 드라마가 편성이 됐지만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촬영이 됐기 때문에 마치 영화 한편을 찍는 듯 즐기면서 연기를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믿고 출연 시켜준 윤상호 감독님은 나의 은인이고 끝까지 연기 지도를 포기하지 않은 선배님들과 동료 배우들에게도 마음 한 켠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못 한다' '별로다'는 지적을 지독한 연습으로 극복한 유이. 빨간 펜으로 그린 동그라미 밑줄 별 모양으로 가득한 '오작교 형제들' 대본은 그의 분신이다.

유이는 "연기를 아직까지 연습하고 공부해서 익히기 때문에 배우로서 극복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오작교 형제들'을 촬영하면서 더 좋은 신을 연출할 수 있었는데 나의 내공이 부족해 표현되지 못한 것이 많았다"며 아쉬워했다.

아쉬움이 남은 만큼 유이는 가수는 물론 배우로 연예활동을 병행하고 싶은 꿈이 크기만 하다. '미남이시네요'는 미니시리즈였지만 분량이 많지 않았고, '버디버디' 역시 미니시리즈였지만 사전제작 됐고, '오작교 형제들'은 주말극으로 촬영일정이 여유가 있었으니 다음 기회엔 '생방송 제작 시트템'의 진짜 미니시리즈를 하고 싶단다.

유이는 "물론 배우들과 촬영 스태프 분들에게 좋지 않은 조건이라는 걸 안다"면서도 "그 작품을 만약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배우 유이'로서 또 한번 계단을 오른 성취감이 들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유이는 당분간 애프터스쿨 멤버로서 무대 위에 설 예정이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