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했던 400m 개인혼영에서 4년 만에 최고 기록, 자유형 100m도 도전

마이클 펠프스 / AFP=연합뉴스
2008년 베이징에서 마이클 펠프스(27)는 8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접영 100m와 200m, 자유형 200m, 개인 혼영 200m와 400m, 400m 계영과 혼계영에서 차례로 금메달을 따내며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능력을 뽐냈다. 펠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8관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마리화나 흡입 파문 등 사생활에서 잡음을 일으켰고 지난해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는 주종목이었던 자유형 200m와 개인 혼영 200m에서 라이언 록티에 밀려 2위에 머물며 일부에서 '펠프스의 독주 시대는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펠프스는 런던 올림픽을 4개월 앞두고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신화 재현'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펠프스가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낸 데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서 8관왕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 이후 '동기 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이 수영 인생 마지막 무대'라는 점이 펠프스의 승부욕에 불을 붙인 듯 하다.

펠프스는 지난해 5월 런던 올림픽이 은퇴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심은 확고하다. 올 시즌이 시작된 후 그는 모든 대회에서 '마지막 무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에 없는 가파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은퇴 선언'이라는 자극제가 존재하고 있다.

펠프스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에서 열린 2012 인디 그랑프리를 앞두고 "올해는수영 인생의 마지막 시즌이다. 인디 그랑프리는 첫번째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던 무대라는 점에서 나에게 각별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선발전을 겸해 열린 인디 그랑프리에서 접영 200m 출전권을 획득했고, 본선에서 5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다.

200m 개인혼영서 록티 제압

추억이 어린 마지막 무대에서 펠프스는 무서운 투혼을 보이며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라이벌로 떠오른 라이언 록티를 압도했다. 펠프스는 개인 혼영 200m에서 1분56초3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록티는 1분59초37로 3위에 머물렀다. 올림픽이 4개월이나 남았고 본격적으로 기록을 끌어 올릴 시기는 아니지만 라이벌에 3초 가까운 기록 차이로 압승을 거두며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시킨 셈이다.

펠프스는 200m 개인혼영에서 우승한 후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기록이 0.5초 정도 좋다. 올림픽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마지막 무대를 앞둔 펠프스의 결연한 투지는 400m 개인혼영 기록에서 드러난다. 400m 개인혼영은 펠프스가 꺼리는 종목이다. 체력적인 부담과 훈련 과정의 고통 때문이다. 펠프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400m 개인혼영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고, 2010년 이후로는 출전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펠프스는 7개 종목에 출전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400m 개인혼영에는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펠프스는 인디 그랑프리에서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자신의 최고 기록인 4분12초5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놀라운 점은 펠프스가 당초 목표로 삼았던 기록이 4분15초대였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열린 오스틴 그랑프리에서 펠프스의 400m 개인혼영 기록은 4분16초95였다. 2개월 만에 4초나 기록을 앞당긴 것이다. 펠프스의 페이스를 고려할 때 런던 올림픽에서도 400m 개인혼영 출전이 유력하다. 스스로도 "400m 개인혼영에 출전하고도 다른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 400m 개인혼영 우승자인 록티는"펠프스가 이 종목에 복귀할 수 있다고 언제나 생각해왔다. 준비가 완벽하게 된 그가 런던 올림픽 400m 개인혼영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세계선수권 금 4개 석권

펠프스는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7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출중한 성적이지만 과거에 비해 부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펠프스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출전한 8개 전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는 6개 종목에 출전, 4개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5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은퇴 무대로 선언한 런던 올림픽에서 펠프스가 몇 개의 종목에 출전해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펠프스는 인디 그랑프리에서 100m 자유형에도 출전, 48초 74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