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패션왕'서 여심 사로잡아

로렉스 하나로 세상을 해쳐나가는 남자. 사막에 떨어트려도 살아남을 생활력 강한 남자가 안방극장의 여심(女心)을 사로잡고 있다.

배우 유아인이 SBS 월화 미니시리즈 '패션왕'(극본 이선미, 김기호ㆍ연출 이명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유아인이 맡은 역할을 강영걸.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에서 패션사업에 실패한 후 미국으로 무작정 밀항을 떠나는 인물이다.

하루라도 얼굴에 상처가 아물 날 없이 맞고 다니는 게 일이다. 하지만 맞을지 언정 죽지는 않는다는 게 강영걸의 신조. 빚더미에 앉아 쫓기는 처지가 어디서도 떳떳하지 못할 신분이지만 "정품 로렉스야! 너희한테 다 줄게!" "다른 명품도 엄청 많아!" 등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말솜씨와 표정으로 고비를 넘긴다.

'패션왕'의 최문석 책임프로듀서(CP)는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진행된 촬영에서는 강영걸의 어눌하면서도 영특한 캐릭터가 부각됐다"면서 "'생계형 영어'와 뛰어난 위기대처능력으로 생활력을 강조하면서도 남 다른 패션감각을 뽐내는 스타일리시한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신세경(이가영)과 걸그룹 소녀시대의 유리(최안나)와 러브라인도 소화한다. 극중 강영걸과 정 반대의 성격과 배경을 가진 정재혁 역의 이제훈과는 갈등 구도를 보여준다.

'패션왕'은 현재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MBC '빛과 그림자'의 선전으로 시청률에서 밀리고 있다. 한 자릿수 시청률은 아쉬운 성적이지만 유아인은 그 속에서도 "연기 잘 한다"는 호평 속에 극을 끌어가고 있다. 유아인 신세경 유리 이제훈 등 신세대 스타가 극의 주요 인물을 맡은 상황에서 유아인의 탄탄한 연기력이 중심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아인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패션왕'의 강영걸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건 뻔뻔함이다"며 "뻔뻔하지 않으면 영걸 역할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제 성격보다도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패션왕'에 앞서 영화 '완득이'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이름을 알렸다.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잘금 4인방'으로 출중한 외모 덕분에 빛을 봤다. 이후 배우 김윤석과 호흡을 맞춘 '완득이'에서는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연기력까지 인정 받았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