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 관광공사 사장이 말하는 '한국골프문화'호화스포츠 이미지 아쉬워… 정부, 퍼블릭 코스 육성 나서야최고기록 78타·샷거리 300m힘으로 스윙하다 갈비뼈 다치기도

한국관광공사 이참(오른쪽) 사장이 골프매거진 정동철 편집장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대통령님, 이참에 골프 좀 하세요!"

귀화인 최초로 공기업 수장이 된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그의 파란 눈에 비친 한국의 아름다움과 골프 문화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독일 출신인 이참 사장은 1986년 귀화했고, 2009년 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한국 골프장과 골프 문화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시설과 서비스 측면에서 훌륭한 골프장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골프는 대중적인 스포츠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아직도 호화스포츠로 취급되고 있다. 내기와 접대 문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공무원들은 죄의식을 가지고 골프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대통령도 얼마든지 골프를 즐기지 않는가?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골프를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농지나 필요 없는 땅을 과감하게 퍼블릭 코스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호화롭지 않으면서 저렴하게 운영한다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알지만 실천을 못하는 것 같다.

"정부에서 적극 참여하고 실천해야 국민들도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도 당당하게 골프를 하고 공무원들도 골프를 여가생활로 즐긴다면 자연스럽게 정책도 개선될 수 있다. 국민에게 골프가 건전한 레저와 여가생활이라는 것을 일깨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쉬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더 효과적이다. 너무 긴장 속에 살면 안 된다. 골프는 그런 휴식 방법 중의 하나다."

-국내의 골프장 중 인상 깊었던 곳이 있나?

"최근 생긴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와 오시아노는 정말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무주 리조트의 코스는 신비로운 자연 속에 둘러싸여 있어 인상 깊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 같은 곳이다. 그 외에 제주도는 너무나 좋은 곳들이 많아 일일이 얘기하기 어렵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바탕으로 한국의 골프를 알려야 한다."

-한국에는 언제 왔나?

"1978년에 왔으니 벌써 34년째다. 35세 되는 한국 사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 오래있었던 셈이다. 귀화 당시 '한국을 돕는다'는 의미의 이한우라는 이름을 썼는데 '한국사회에 동참한다'는 의미의 이참으로 개명했다. 한국을 돕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의지다."

-골프를 하다가 갈비뼈를 다쳤다고 들었다.

"2000년 정도에 골프를 배우면서 매일 연습장을 찾았다. 힘으로만 스윙하다 보니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몸이 아파왔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이 밀려와 병원을 찾았는데, 왼쪽 갈비뼈 2대, 오른쪽은 4대가 깨졌다. 이후 인터넷 등을 통해 팔로만 하는 스윙을 익혔는데 거리는 비슷하면서 방향성은 좋아졌다. 78타까지 기록해봤는데 꾸준히 연습하지 않기 때문에 평균 보기플레이 정도다. 그러나 체격이 좋아(키 196㎝) 샷거리가 300미터나 된다. 직선거리가 300미터 정도 되는 파4 도그렉 홀에서 때린 티샷이 그린을 넘어간 경험도 있다. 그러나 방향성은 일정치 않아 계속 연습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을 맡은 지 벌써 2년 7개월이 지났다.

"임기 동안 연평균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성과가 있지만 아직까지 스스로 점수를 매기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오히려 주변에서 평가하는 점수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리라 생각한다."



골프매거진 정동철 편집장 ball@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