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스탠바이'서 코믹연기 도전

배우 류진이 데뷔 10년 만에 시트콤 장르에 도전한다.

류진은 9일 첫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스탠바이'(연출 전진수)에서 극중 아나운서 류진행 역을 맡았다. 이름처럼 타고난 진행 솜씨를 발휘한 그는 TV11의 메인 아나운서다. 하지만 새로운 강적의 등장으로 옛 명성을 잃고 바보로 전락하는 코믹한 캐릭터다.

류진은 최근 '스탠바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작가님과 감독님이 오랜 기간 동안 날 분석한 것 같다"며 "매신 매회가 난생 처음 하는 연기인데도 즐겁게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전에 모니터링을 했는데 의외의 모습에 나도 놀랐다"면서 "10년 만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류진의 변신은 새롭다. 키 190cm의 '키다리 아저씨' 외모뿐 아니라 내면까지 자상한 훈남 캐릭터를 연기했던 류진이 망가졌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처럼 주먹을 입에 넣고 눈물을 삼키는 모습, 화장실에서 남 몰래 발음 연습에 몰두하는 모습 등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줬다.

류진은 "지지리 운도 없고 능력도 떨어지는 인물인데 엄청 성실한 캐릭터다"며 "소심의 끝이 무엇인지 '찌질한 아나운서'의 대명사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류진은 최근 종방된 MBC 주말극 '천번의 입맞춤' 이후 '스탠바이'로 차기 행보를 이었다. 6개월 여의 50부작으로 마라톤을 마친 그가 120부작으로 또 다른 달리기를 시작하기엔 버겁다는 우려도 있다.

류진은 "시트콤이라는 장르에 적응한다는 게 쉽지 않으니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고 있다"면서도 "시트콤과 정극이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일단 촬영이 재미가 있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진이 보여준 의외의(?) 자신감에 이날 현장에 모인 다른 출연배우들은 박수를 보냈다. 화답에 놀란 류진은 "사실 어색하고 힘들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다만 10년 넘게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줬기 때문에 조금만 웃겨도 반응이 클 것이라 기대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스탠바이'는 TV11이라는 가상의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아나운서 류진행과 하석진(하석진), 예능국 작가 김수현(김수현), 예능국 PD 박준금(박준금)과 류기우(이기우)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조직 사회 내의 갈등과 오해를 코믹하게 푼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