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8강 진출 위해 B조 각국과의 악연 고리 끊어야

'홍명보호'의 런던 올림픽 운명이 결정됐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한국은 7월26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30일 스위스, 8월2일 가봉과 맞붙는다. 홍명보 감독은 "우선 조별리그 통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메달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의미다. 각종 악연을 끊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만 '홍명보호'의 8강 시나리오가 가능할 전망이다.

청소년월드컵 '황금세대' 주의

스위스는 B조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8위로 가장 높다. 2011 21세 이하 유럽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9년 FIFA 청소년월드컵(17세 이하) 정상에 올랐던 '황금세대'가 주축이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스위스는 '불청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느닷없이 나타나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2005년 네덜란드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에서 한국은 스위스에 1-2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당시 한국은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승 제물로 여겼던 스위스에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1년 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형'들도 0-2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요한 주루(아스널)와 필리페 센데로스(풀럼)가 한국을 괴롭힌 주범이다.

올림픽 대표팀간 맞대결에서 한국은 스위스에 1전 1승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친선대회에서 거둔 승리라 큰 의미가 없다. 한국은 스위스와 악연을 끊기 위해선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스위스 이청용'으로 불리는 측면 날개 세르단 샤키리(바젤)를 비롯해 공격수 아드미르 메흐메디(디나모 키에프), 이노센트 음메그하라(로리앙), 미드필더 그라니트 샤카, 발렌틴 스토커, 파비안 플라이(이상 바젤), 수비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볼프스부르크), 프랑수아 아폴터(베르더 브레멘)를 눈 여겨 봐야 한다. 이들은 올림픽 대표이자 A대표팀에도 포함된 무서운 신예들이다.

98년의 아픈기억 '멕시코'

한국과 멕시코는 올림픽에서 지긋지긋한 인연을 갖고 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를 처음으로 내디딘 1948년 본선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한국은 5-3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후에도 두 차례나 더 만났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은 멕시코와 한 조로 묶였다. 한국은 멕시코와 올림픽 대표팀 맞대결에서 2승3무1패로 근소한 우위를 지키고 있다. 96년 올림픽에서 0-0 무승부로 기록했고, 2004년에는 1-0으로 승리해 사상 첫 8강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1승2무로 8강에 진출했던 한국은 멕시코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러나 한국은 국가대표팀 맞대결에서 4승2무5패로 뒤져 있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1-3으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안겼다. 당시 한국은 하석주의 선제골로 앞서가 월드컵 첫 승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하석주가 백태클로 퇴장 당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후반전에 잇따라 3골을 헌납한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패했다. 그리고 네덜란드에 0-5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월드컵을 망친 기억이 있다.

올림픽 강세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올림픽 무대에서 유독 강세를 나타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카메룬이 차례로 금메달을 따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한국의 리틀 태극전사들은 신화 도전을 할 때마다 번번이 아프리카에 발목이 잡혔다. 2009년 FIFA 청소년월드컵(17세 이하)에서 처음으로 4강 진출을 노렸지만 8강에서 나이지리아에 1-3으로 패하면서 신화 도전이 아쉽게 마감됐다. 같은 해 20세 이하 월드컵 8강에서도 한국은 가나에 2-3으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은 2승1무2패를 거뒀지만 아프리카 팀에만 2패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는 탄력과 스피드, 개인기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에도 베일에 가려진 가봉을 경계해야 한다. 가봉은 한국과는 단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아프리카 대륙 예선 우승팀인 가봉은 득점 분포가 다양한 특징을 보였다. 은동 음바가 2골을 넣었고, 오비앙, 노노, 포코 등이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자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라 더욱 더 베일에 가려졌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