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촬영거부' 물의 속마음 털어놔

"견고해지고 단단해졌다."

배우 한예슬이 9개월 만에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예슬은 최근 KBS 2TV '연예가중계'에 출연했다. 지난해 8월 KBS 2TV 드라마 '스파이명월' 출연 당시 촬영 거부로 물의를 일으킨 때를 떠올렸다.

"그 동안 조용히 잘 지내고 있었다"고 운을 뗀 한예슬은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말을 이으려다가도 생각을 정리하기 쉽지 않은 듯 "잠시만요"라며 머뭇거렸다.

한예슬은 "지난해 힘든 일들이 있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며 "좋게 이야기하면 내 스스로가 견고해지고 단단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내 힘들었던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활동하는데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예슬은 '스파이명월' 출연 당시 빠듯한 촬영일정과 밤샘 생방송 촬영 등 시스템에 반기를 들었다. 촬영거부라는 강수를 둔 탓에 에릭 이진욱 등 출연배우들과 제작진에게 피해를 입혔다.

3박4일의 짧은 일탈이었지만 한예슬 없이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장 방송에 타격이 갔다.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옹호론도 적지 않았다. 한예슬의 행동을 옳다고 여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 열악한 제작환경과 바람직하지 못한 제작시스템이 전 국민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파이명월'이 5%대 전국시청률에도 '국민 드라마'라는 유명세를 떨친 데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다.

한예슬은 촬영거부 사태 이후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연예가중계'에서 최근 밝힌 속내와 다르게 그 특유의 밝은 모습으로 행사장에 나타나 팬들의 격려를 받기도 했다.

한예슬은 그 사이 새로운 소속사를 찾아 안정을 취했다. 앞으로 행보에 고민이 많았다는 그의 말처럼 신인으로 돌아간 자세를 찾는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한예슬의 소속사인 밸액터스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지만 지난해 일은 여배우를 떠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의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빨리 작품으로 팬들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이다"면서 "국내 활동뿐 아니라 해외 활동도 병행할 수 있도록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