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배트걸 '민수진'
역대 최소 경기인 255게임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가운데 2012 프로야구가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만큼이나 야구장에서 사랑 받는 이들이 있다.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와 배트걸이다.

이들은 각각 관중 응원석과 그라운드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늘어난 야구 관중만큼 이들의 인기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치어리더와 배트걸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생겨날 정도다. 팬 클럽과 팬 카페 등도 등장했다.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들도 있다. '

구장의 비타민 '치어리더'
선수와 관중 잇는 징검다리 역할

▲신나는 걸=치어리더

치어리더는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장의 꽃'이다. 치어리더들이 선보이는 춤사위와 선수들의 응원가는 야구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력 비타민. 시나브로 치어리더와 함께 하는 응원이 야구장의 고유 문화로 자리잡았다.

두산 치어리더 임아름
치어리더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 힘있는 응원을 통해 소속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어주는 것과 즐겁게 야구를 관전할 수 있도록 관중을 돕는 것이다. 절도 있는 안무와 즐거운 응원가를 통해 선수와 관중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관중이 떠올리는 치어리더의 이미지는 화려하고 멋지다. 섹시하기까지 하다.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적어도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손발을 맞추기 시작해야 한다. 경기가 없는 날조차 새로운 안무와 응원가를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다.

(25)은 "치어리더는 매력이 넘치는 직업이다.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관중 앞에 설 수 없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모두 모여서 땀을 흘리며 연습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아름은 "하지만 무대가 주는 즐거움에 비한다면 그 정도의 과정은 절대 힘든 것이 아니다. 치어리더란 직업이 주는 매력에 빠지면 누구든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치어리더의 필요 조건은 에너지다. 야구와 야구 팬을 이해하고 응원을 즐기는 마음도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치어리더가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치어리더를 모집하는 공식 오디션을 보는 방법, 지인에 추천 등을 받는 방법 등 여러 통로가 있다.

임아름은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서 자격증이나 시험을 통과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과 자세다.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관중과 호흡하는 걸 즐기고 에너지가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누구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 치어리더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치어리더로 활동하며 가장 뿌듯한 순간은 응원하는 팀이 승리를 거둘 때. 그리고 관중이 만족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갈 때다. 임아름은 "특별한 공연을 보여 드리기 위해 의상 컨셉트를 맞추고 노력하는데, 외모만 보시는 분들도 있다. 응원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고 함께 해 주셨으면 한다. 멋진 매너로 야구를 즐기는 관중이 더 많기 때문에 지칠 때보다는 행복할 때가 더 많다"며 웃었다.

그라운드의 꽃 '배트걸'
방망이 전달 경기 돕는 조력자

▲든든한 걸=배트걸

배트걸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야구장의 또 다른 꽃이다. 치어리더는 관중과 호흡하는 꽃이라면, 배트걸은 남자들만의 성역이라고 불리는 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꽃이다.

배트걸 역시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하지만 최근 들어 롯데의 배트걸 신소정 등이 온라인에 화보가 자주 오르내리면서 팬들의 눈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지금 배트걸은 롯데, 넥센, LG, 삼성, KIA, SK의 홈구장에서 볼 수 있고, 한화는 새로 모집 중이다. 두산만이 배트걸이 아닌 배트보이를 쓰고 있다. 야구를 알고,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 쉴새없이 타자들이 홈플레이트 주변에 던져 놓은 방망이를 가져오기 위해 뛰어다니느라 체력도 강해야 하기에 '장수'하는 경우가 드물다.

배트걸은 그라운드에서 경기 운영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다. 선수들이 타격 후 놓고 간 방망이를 정리하거나, 심판에게 경기에 사용될 공을 전달하고, 마운드에 있는 짊을 가져다 놓는 등의 일이다.

최근에는 그라운드의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까지 소화하고 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이 강민호의 통산 100호 홈런 때 배트걸 신소정에게 하이파이브를 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배트걸로 입문하는 방법은 구단 별로 다르다. 구인 광고를 통하거나, 추천 혹은 개별 오디션을 거치는 경우도 있다. 롯데 신소정은 개별 오디션을 통해, 넥센 민수진은 모집 공고에 통과해 입문했다.

배트걸이 되기 위한 최고의 조건은 긍정적인 마음과 야구에 대한 관심이다. 넥센 민수진(21)은 "배트걸은 아르바이트생 신분이지만 구단 직원이자,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밝게 웃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들이지만 힘든 순간도 있다. 경기에 불만을 가진 관중들이 쏟아내는 욕설과 오물 때문이다. 관중석 바로 밑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오물과 욕설을 몸으로 받아내야 할 때가 있다.

민수진은 "그라운드를 정리하다가 침에도 맞았다. 오심이나 경기 내용에 화가 나는 것도 이해하지만 경기 운영에 방해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야유하기 보다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더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수진은 "배트걸로 활동하는 것이 즐겁고 뿌듯하다. 심판이나 많은 사람들을 돕는 조력자라고 생각한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우리 팀(넥센)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거다. 팀이 좋은 활약을 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문미영기자 mymo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