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초 동기, 각각 미일 야구에서 확실한 존재감 드러내

추신수
'부산 사나이'들의 전반기는 뜨거웠다. 1982년생 동갑내기 '절친' (30∙클리블랜드)와 (30∙오릭스)가 각각 미일 프로야구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는 메이저리그에서 지난해 음주 운전 파문과 부상 악몽을 딛고 팀의 붙박이 1번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는 일본 진출 첫 해 불방망이를 연신 휘두르며 4번 타자다운 활약을 했다. 물론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부산 수영초 동기 동창인 와 가 해외 무대에서 전반기 동안 보여준 활약은 한국 야구의 간판 타자다웠다.

▲, 공포의 1번 타자

는 지난해 악몽 같은 시즌을 보냈다.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는 2009년부터 이어오던 3할 타율 20(홈런)-20(도루) 달성이 무산됐다. 왼 엄지 골절에 이은 음주 운전, 허리 부상이 이어지며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다. 결국 85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8홈런 36타점 12도루에 그쳤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는 올해 재기를 노렸지만 5월초까지 주춤했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톱타자로 나가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컨택트 능력으로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18일 현재 1번 타자로 55경기에 나가 타율 3할2푼3리(229타수 74안타) 9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는 79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 10홈런 34타점 9도루를 올렸다. 클리블랜드는 전반기를 마친 뒤 "새로운 1번 타자를 재발견했다"며 를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공포의 1번 타자로 우뚝 선 는 "타석에 나가면 편안함을 느낀다"며 요즘 자신감 빼고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지난 2년간 와 한솥밥을 먹었던 미치 탈보트(삼성)는 "는 항상 훈련을 성실히 했고, 팀을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대호
▲, 데뷔 첫 해부터 일본 열도 정복

'빅보이' 는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미 국내 프로야구에서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는 일본 데뷔 첫해부터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시즌 초반 낯선 투수와 스트라이크 존에 애를 먹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특유의 부챗살 타법이 살아나며 한국산 거포의 자존심을 살렸다. 스트라이크, 볼 구분 없이 입맛에 맞는 공이 들어오면 거침 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시원한 홈런 아치를 그렸다.

는 5월 한 달간 타율 3할2푼2리(87타수 28안타) 8홈런 19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월간 MVP에 뽑혔다. 6월에 홈런 1개로 잠잠했지만 7월 들어 4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장타 본능을 회복했다. 는 18일 소프트뱅크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성적은 83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2리 15홈런 56타점. 홈런과 타점은 퍼시픽리그에서 선두이며, 장타율(0.513)과 출루율(0.390)은 2위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를 지도한 김무관 LG 타격 코치는 "(이)대호가 감량한 체중에 적응했고, 일본 투수의 성향을 파악하면서 확실히 감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 20-20, 타격 3관왕 정조준

는 지난해 실패했던 '20(홈런)-20(도루)' 클럽 달성을 노리고 있다. 시즌 반환점이 돈 상황에서 10홈런 10도루를 기록 중이다. 1번 타자로서 많은 타격 기회를 잡는 만큼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 게다가 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

는 시즌 개막 전부터 타격 3관왕을 목표로 했다. 상대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세밀한 데이터 야구와 반발력이 떨어지는 통일구 탓에 쉽지 않았지만 는 이겨냈다. 오른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는 밀어치기 타법으로 '재팬 드림'을 이뤄내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