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4할 달성 여부, 치열한 2위 다툼, 박병호 생애 첫 홈런왕 등극

'꿈의 4할' 노리는 한화 김태균
올 시즌 프로야구가 133경기의 정규 시즌이 어느새 70% 이상 진행되며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그 동안 안개 정국이었던 순위 판도가 조금씩 걷히면서 개인 타이틀의 향방도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한화의 4번 타자 김태균(30)이 꿈의 4할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 생애 첫 개인타이틀을 노리고 있는 '브룸박' 박병호(26)의 홈런왕 등극 여부도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김태균 30년 만에 4할 가능할까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송신영을 데려왔고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39)를 영입했다. 그 중심에는 중심 타자 김태균의 복귀가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한화는 막상 시즌이 시작하자 최하위에 머물렀다. 23일 현재 39승2무61패(승률 0.390)로 선두 삼성에 19경기 뒤진 8위다. 7위 LG(44승3무55패)와도 5.5경기 차로 벌어져 탈꼴찌도 쉽지 않은 상태다.

김태균은 시즌 내내 외로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팀의 부진 속에서도 나 홀로 타선을 지키며 타율 3할9푼1리를 기록 중이다. 그는 8월 들어 정확히 4할(50타수 20안타)을 기록하며 조금 떨어졌던 타율을 끌어올렸다.

주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롯데 홍성흔
1994년 이종범(해태)이 기록한 타율 3할9푼3리와 2리 차로 다가섰고, 1982년 백인천(0.412ㆍMBC)이 갖고 있는 4할 타율에 30년 만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타격뿐만 아니라 최다 안타(124개)와 출루율(0.494), 장타율(0.596)에서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작 김태균 자신은 팀 성적의 부진으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사실상 최하위가 유력한 한화에게 이제 유일한 희망은 김태균의 4할 달성 여부다.

▲넥센 박병호, 생애 첫 홈런왕 등극할까

넥센의 4번 타자 박병호(26)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미완의 대기였던 그는 올 시즌 넥센이 치른 100경기에 모두 4번 붙박이로 출전해 2할8푼4리 24홈런 8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지지 속에 많은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 2위 박석민(삼성ㆍ21개)과는 3개 차이다. 홈런 부문 3위에는 이승엽(삼성ㆍ20개)이 올라 있다.

박병호는 8월 들어 15경기에서 홈런 6개를 몰아치며 강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홈런왕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솔직히 홈런왕에 대한 욕심은 2~3년 후에 내보고 싶다"며 "홈런보다는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결승 타점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시즌 박병호의 생애 첫 홈런왕 등극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스승 박흥식 넥센 타격코치는 "페이스가 좋았던 박석민이 손가락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홈런왕 경쟁에서 병호가 유리하다"며 "3~4개만 더 쳐낸다면 안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생애 첫 홈런왕 노리는 박병호
▲치열한 2위 경쟁, 플레이오프 직행 팀은 어디

선두 삼성이 지난해에 이어 선두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2위를 향한 세 팀의 경쟁이 뜨겁다. 22일 현재 나란히 102경기씩을 치른 롯데(53승4무45패ㆍ0.541), SK(54승2무46패ㆍ0.540), 두산(53승1무48패ㆍ0.525)은 플레이오프 직행을 향해 전력 투구를 하고 있다.

세 팀 가운데 가장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팀의 '가을의 팀' SK다. SK는 22일 인천 한화전에서 시즌 첫 6연승을 올리며 기세를 높였다. 8월 들어 13승4패의 상승세를 기록 중인 SK는 선수들 스스로 승리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가을 사나이' 주장 박정권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SK는 왼손 에이스 김광현이 부활 기지개를 펴며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는 점이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롯데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화끈한 타격을 자랑하던 롯데는 올 시즌에는 김성배, 최대성, 이명우, 정대현, 김사율 등 강력한 불펜 투수들의 힘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LG와 함께 팀 최다 홀드(52홀드)를 기록 중이며 마운드 전체적으로도 삼성(3.45)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3.56)로 두터운 마운드를 자랑한다.

두산은 최근 5연패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연패 기간 동안 타격이 터지지 않아 고민이 많지만 홍상삼, 프록터 등 불펜 투수들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에 탄력만 받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2위권 싸움에서 뒤떨어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승리 후 환호하는 두산 선수들

승리 후 기뻐하는 SK 선수들

이재상기자 alexei@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