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다소 아쉬움, 주장ㆍ중앙 미드필더 과제 해결 위해 적극성 요구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센터럴 박'이 예고되고 있다. 박지성(31)은 QPR 유니폼을 입고 2012~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첫 경기를 소화했다. 공수를 조율하는 중앙 미드필더 임무를 맡았지만 평가는 좋지 못했다. 현지 언론은 "큰 특색이 없었다", "리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제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박지성이 QPR에서 '센터럴 박 시대'를 열기 위해 어떤 숙제를 안고 있는지 짚어봤다.

▲'주연'이라는 자기 암시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스완지 시티와 개막전에서 0-5 참패를 막지 못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박지성은 전반 초반 팀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몇 차례 정확하지 못한 패스로 리더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주장으로서 제 임무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 실제로 스완지 시티전에서 박지성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내 위상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조연'에 머물려는 아쉬운 움직임을 드러냈다.

야심 차게 박지성을 영입했던 QPR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활약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매우 실망스러운 개막전이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있다. 박지성이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주연'이 되지 못했다. 적극적인 돌파와 슈팅이 보이지 않고 무난하게 연결 고리 역할만 하려는 제한적인 움직임이었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이 중앙 미드필더로서 박지성에게 요구했던 역할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박지성의 포지션은 종종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등 득점력도 겸비해야 하는 자리다. 공격진의 날카로움을 더할 수 있도록 적극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박지성의 플레이가 적극성을 띠기 위해선 '주연'이라는 자기 최면이 필요하다. 팀내 에이스를 뜻하는 '7번'을 배정 받은 만큼 박지성은 좀 더 과감한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흔들리는 허리진 중심축 역할

지난 시즌 베스트11에서 절반이 달라진 QPR은 조직력에서 허술함을 드러냈다. 박지성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앞장서야 한다. 공격진은 무리한 드리블을 시도하다 번번이 기회를 놓쳤고, 수비진은 수 차례 뒷공간을 내주며 대량실점을 헌납했다.

현대 축구에서 허리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공격의 시발점이자 상대 공격을 막는 1차 저지선 임무를 허리진에서 해줘야 한다. 스완지 시티전에서는 미드필더진의 호흡도 좋지 못했다. 따라서 경험이 풍부한 박지성이 허리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박지성은 삼바 디아키테, 데이비드 호일렛, 제이미 맥키와 함께 허리를 책임질 전망이다. 박지성을 제외하곤 모두 EPL 경험이 별로 없는 젊은 선수들이다. 박지성이 중심축을 잡지 못한다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구성. 박지성이 맨유에서 7시즌을 뛰면서 수많은 위기를 넘겼듯이 특유의 엔진이 QPR에서도 가동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