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아이들’ 실험용, 기존 선수들이 주축 활약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를 하루 앞 둔 10일 오후(현지시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의 파크타코르 구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희호'에서 세대 교체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 시절에 '재활공장장'으로 불렸던 만큼 경험 있는 베테랑들을 중시했다. 이런 흐름은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강희호'에서 세대 교체는 과연 불가능한 난제일까.

▲'홍명보의 아이들'은 실험용

최강희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경기에 앞서 젊은 피를 수혈했다. '홍명보호의 아이들'인 윤석영(22ㆍ전남)과 박종우(부산), 황석호(이상 23ㆍ히로시마) 등 올림픽대표팀 출신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지난 2월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전 소집 명단과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최 감독도 "올림픽이 끝났으니 젊은 선수들이 중용될 것"이라며 세대 교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 발탁된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라운드를 한 차례도 밟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는 곽태휘(울산)-이정수(알 사드) 콤비로 굳어졌기 때문에 황석호가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영과 박종우는 충분히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그럼에도 3명 모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어 보인다. 만약 다음달 17일 이란과 4차전 소집 명단에서 이들이 포함된다면 젊은 피들이 '최강희호'에서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란전에 소집되지 않는다면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실험용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박종우 / 연합뉴스
▲주축 베테랑 선수 고집

최 감독은 '세대 교체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상은 처음부터 점 찍은 베테랑들을 선호하고 있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를 모아서 최상의 조합을 만드는 곳'이라는 최 감독의 철학은 일리가 있다. 최종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젊은 피를 실험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최 감독은 이적으로 팀 적응에 집중해야 하는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박주영(셀타 비고), 김보경(카디프시티)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모두 불러들였다.

한국은 2-2로 우즈베키스탄과 비겼다. 원정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낸 것은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지만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공격수 사이의 엇박자가 두드러졌고, 다른 경기와 달리 패기가 실종됐다.

2승1무의 한국은 조 1위를 유지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세대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칼자루는 최 감독이 쥐고 있다.


윤석영 / 연합뉴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