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아이들’ 실험용, 기존 선수들이 주축 활약
▲'홍명보의 아이들'은 실험용
최강희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경기에 앞서 젊은 피를 수혈했다. '홍명보호의 아이들'인 윤석영(22ㆍ전남)과 박종우(부산), 황석호(이상 23ㆍ히로시마) 등 올림픽대표팀 출신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지난 2월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전 소집 명단과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최 감독도 "올림픽이 끝났으니 젊은 선수들이 중용될 것"이라며 세대 교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 발탁된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라운드를 한 차례도 밟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는 곽태휘(울산)-이정수(알 사드) 콤비로 굳어졌기 때문에 황석호가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영과 박종우는 충분히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그럼에도 3명 모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어 보인다. 만약 다음달 17일 이란과 4차전 소집 명단에서 이들이 포함된다면 젊은 피들이 '최강희호'에서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란전에 소집되지 않는다면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실험용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최 감독은 '세대 교체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상은 처음부터 점 찍은 베테랑들을 선호하고 있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를 모아서 최상의 조합을 만드는 곳'이라는 최 감독의 철학은 일리가 있다. 최종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젊은 피를 실험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최 감독은 이적으로 팀 적응에 집중해야 하는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박주영(셀타 비고), 김보경(카디프시티)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모두 불러들였다.
한국은 2-2로 우즈베키스탄과 비겼다. 원정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낸 것은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지만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공격수 사이의 엇박자가 두드러졌고, 다른 경기와 달리 패기가 실종됐다.
2승1무의 한국은 조 1위를 유지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세대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칼자루는 최 감독이 쥐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