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불혹, 세상 어떤 일에도 미혹되지 않는 나이. 세월의 무게감을 입고 성숙을 거듭한 40대 여배우들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 여주인공은 더 이상 20대 여배우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연기력은 물론 농익은 아름다움까지 갖춘 이들의 무기는 절대적이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40대 여배우들을 살펴봤다.

SBS 수목극 '대풍수'에는 강인한 카리스마의 두 여배우가 양 축을 담당하고 있다. 영지 역의 과 수련계 역의 이 그들이다. 한국 최고의 미인이라는 미스코리아라는 타이틀로 승승장구하다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배우로서 복귀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더욱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호평 받고 있다. 은 개인적 아픔을 깨고 팜므파탈로의 연기변신을 감행했다. 반대로 은 섹시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탈피해 품위 있고 강단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40대에도 안정적인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도전하는 거듭하는 것은 이들이 각광받는 이유다.

'대풍수'의 한 관계자는 "방송 초반 은 베드신과 독기 어린 연기를 오가며 무게감 있는 전개를 이끌었다. 아역 이진과 바통을 터치한 역시 주인공인 지상(지성)과 안타까운 모자 호흡을 맞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40대에도 원 톱 여주인공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역시 SBS 주말극 '다섯 손가락'의 중심이다. 주지훈 지창욱 등 스타급 남배우 사이에서도 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강한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와 표독스러운 악녀를 넘나들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그에 뒤에는 언제나 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복수라는 키워드와 반전을 거듭하는 비교적 억지 설정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도 의 연기력에서 비롯된다는 평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전작인 '아내의 유혹'에서 볼 수 있듯이 김순옥 작가의 작품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할 수 있는 여주인공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작품활동을 통해 후배 및 동료배우들과도 좋은 시너지는 내는 것은 의 강점이다"고 증언했다.

연예계 대표 동안 박주미는 KBS 1TV 주말극 '대왕의 꿈'에서 선덕여왕으로 변신했다. 귀족적이고 단아한 미모는 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같은 매력으로 박주미는 앞서 당시 20대의 이요원이 연기했던 강한 선덕여왕과는 다른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선덕여왕을 표현해 내고 있다. 외모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사극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검증 받았을 뿐 아니라 오랜 연륜에서 비롯되는 책임감도 남다르다. 박주미는 최근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하차설이 불거졌지만 촬영장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며 호평을 받았다.

오현경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는 SBS 주말극 '내사랑 나비부인'에서 톱스타 남나비로 변신했다. 예쁜 외모만으로 톱스타로 군림한 캐릭터이니만큼 드라마 속에서 는 화려한 미모를 뽐낸다. 미스코리아 출신다운 8등신 몸매와 변치 않는 미모는 40대라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이는 남나비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무기라는 평이다. 의 소속사 관계자는 "가 남나비 캐릭터를 위해 직접 의상과 스타일링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40대 여배우의 아름다움에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자기관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컴퓨터 미인 황신혜는 말 그대로 우성유전자만 가진 여인으로 돌아왔다. KBS 2TV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에서 황신혜는 우성가족의 엄마 우신혜 역을 맡아 아름다운 미모를 과시 중이다. '닥치고 패밀리' 관계자는 "캐릭터에 빙의한 듯한 맞춤 캐스팅은 '미모=황신혜'라는 공식에서 비롯됐다. 완벽한 외모의 여주인공 캐스팅 단계에서 황신혜는 1순위였다"고 증언했다.


염정아
채시라

안소현기자 ans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