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인조 그룹' 갤럭시익스프레스거침없는 음악 소통… 뉴욕타임스 하이라이트공연 10 선정자전적 다큐 '…크게 들을 것 2'· 3집 자유메시지 담아

누군가는 지나치면 모자람 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에너지가 넘치기로는 이들을 따라갈 자는 없다. 척박한 국내 시장이 답답했는지 이들은 일찌감치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주 무대로 나가 거침없이 음악으로 소통했다. 이주현(베이스ㆍ보컬) 박종현(기타ㆍ보컬) 김희권(드럼) 등으로 구성된 3인조 그룹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이야기다.

광활한 미주 대륙에서 캠핑카를 타고 이동하며 시골 동네에 내려 허름한 지하 무대에서 목놓아 '록앤롤'을 외쳤다. 호텔 스위트 룸은 고사하고 거액의 개런티도 없다. "좋아서 했고 그것이면 족하다"는 이들은 온몸으로 자유의 공기를 맡으며 음악으로 현지 팬들과 교감했다.

순간을 즐기는 것만이 지상최대 과제였던 이들의 열정은 현지의 주목을 끌어냈다. 지난 3월 북미 최대 음악 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무대에 나서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하이라이트 공연 10에 선정되며 유명세를 얻었다. 북미 투어를 벌이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다큐멘터리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2'(감독 백승화ㆍ22일 개봉)에 고스란히 담겼다.

투어를 통해 록 음악을 온몸으로 체험한 이들은 26일 발표되는 3집'갤럭시익스프레스'로 국내 팬들에게 돌아왔다. 릴테이프와 드럼 베이스 기타의 협연을 라이브로 수록했고 곡마다 펑크, 하드록, 사이키델릭록 그리고 한국의 록음악을 마구 뒤섞어서 다른 분위기와 재미를 추구했다.

앞서 8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발매된 싱글시리즈의 결정판으로 세 장의 싱글에 소개된 '너와나''호롱불''언제까지나'등을 트리플 타이틀로 정하고 한층 견고해진 팀워크로 뽑아내는 자유의 메시지를 담았다. 20일 서울 홍익대 인근 롤링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 나선 이들은 할 말이 무척 많아 보였다. 넓은 세상을 마음껏 내달린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미국 투어의 결과물이 이번 앨범이라고 말했다. 작업과정에서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이주현(이하 이)=미국투어는 미국 클럽 신과 그 스타일을 직접 보기 위해 갔다. 공연이 매번 재미있었다. 다 열광해주고 CD도 사주더라. 그런 모습을 보니까 더 재미있더라. 한국밴드인데 보고 좋아해주니까 또 하나의 홍대가 생긴 기분이었다. 그런 마음이 음악에 반영이 되니까 달라진 것 같다.

박종현(이하 박)=홍익대 근방에서 음악하는 사람들은 미국투어를 하는 소망이 다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밴드 시작할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다녀올 때마다 그 순간의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매년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앨범작업에 대해서는 멤버들이 많이 밝아졌다. 재미있게 놀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김희권(이하 김)=전에는 마구 달리면서 새롭고 특이한 걸 앨범에 넣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심플한 걸로 작업을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만 넣어서 우리가 듣기에 좋다. 매일 듣고 있다.

▲초창기부터 해외공연에 집중했다. 영어 앨범을 발매할 계획은 없나.

갤럭시 익스프레스 다큐영화
박=굳이 영어를 안 해도 통하는 게 있더라.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다.

이=한국에도 외국인이 살지만 그들과 이야기할 때 많은 단어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 몇 단어면 되는 거 같다.(웃음)

김=우리가 좋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 영어라도 말이다. 번역을 해서 속지에 넣더라도 굳이 영어 노래를 할 생각은 없다. 우리 말도 잘 못한다.(웃음)

▲지난해에는 서울소닉 프로젝트로 미국이 갔다. 올해는 자비를 들여서 간 거로 알고 있다. 자비를 들여서까지 다시 간 이유는 뭔가? 이번 앨범과 미국 투어의 연관성을 듣고 싶다.

이=달라진 점은 자신감이 더 생겼다는 점이다. 우리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때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예전에는 인디 분위기를 많이 넣어서 맘대로 하자고 했는데 이제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김=서울소닉으로 처음 공연할 때는 공격적으로 공연을 했다. 마음이 급했다. 모든 걸 다 보여 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러다가 왜 이렇게 하고 있지 싶었다. 그냥 신경 쓰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셋리스트도 만들지 말고 그냥 자유롭게 해봤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박=다시 가게 된 이유는 서울 소닉때는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공연을 진득하게 많이 못 했다. 미국 로컬 신에서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

김=해외밴드들이 다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한국밴드들이 연주를 더 잘하더라. 이런 무대가 있는데 한국에서만 공연을 하고 경쟁 위주로 한 것 같다.

▲앨범 수록곡에 '언제까지나'는 록 발라드다. 이번 앨범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더라.

박=기본적으로 록발라드를 어떻게 하냐는 생각을 했었다.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를 하면서 우리 이야기를 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우린 센 밴드라는 생각이 강했다. 메탈리카도 록발라드를 하지 않나.

▲새 앨범을 영화'반드시 크게 들을 것2'와 같이 홍보하게 됐다. 다큐멘터리 영화라서 자기를 많이 드러내면서 부끄럽지 않나.

박=잃을 게 없기 때문에 창피한 것도 없다. 감추고 싶은 것도 없고. 기분이 좋다. 영화가 앨범이랑 같이 나오는 것도 우리로서는 어려운 일인데 스케일이 작을지언정 록스타들이 하는 건 다 하고 있다.

김=영화 속 바보같은 모습은 진짜 우리 모습이다. 가식적인 건 싫다. 더 자연스러운 거라 좋았다.

▲미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박=일단 신기해하는 것 같다. 한국 록밴드를 본적이 없었을 테고 음악도 다르고 하니까. 펑크나 하드록을 하니까 신기해했던 것 같다.

이=우리가 그렇게 느끼지 가서 보면 '그냥 아시안인데?' '한국인이라고?' 하더라. 미국이란 나라가 이런 음악을 자연스럽게 봤던 것 같다.

▲세 곡을 타이틀곡으로 지정한 이유가 있나.

이='너와나'는 가사가 좋아서 정했다. 우선 먼저내자 할 정도였다. '호롱불'이나 '언제까지나'도 재미를 느꼈다.

김=어떤 곡을 해도 다 타이틀인 것 같다.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다. 세곡을 뮤직비디오로 만들고 나니까 느낌이 새롭더라. 셋 다 타이틀로 가자고 자연스럽게 결정했다.

▲해외 팬들에게 어필할만한 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하나.

박=미국에 가서 어필하자고 따로 생각한 건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공연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우리는 미국을 겨냥할 밴드가 아니다.(웃음)

박=굳이 이야기하자면 음악들이 약간 클래식하다. 그래서 하드록이면 하드록을 어렵고 특이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록음악으로 만들자고 했다.

김=엄청 변한 거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 목소리고 우리 연주니까 그리고 우리 하고 싶은 거만 넣었으니까 하나도 안 변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