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식 → 베팅 방식, 마필 → 말, 출주 → 출전, 조교사 → 감독, 기수 → 선수, 조 → 팀

경마보다 경마 용어가 더 어렵다. 처음 경마를 접해본 사람들은 느낀다. 쌍승식, 환급금, 페리뮤추얼 등 어려운 경마 용어는 초보자를 난감하게 만든다. 한자 용어는 젊은 세대에 거리감을 준다.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가 경마를 보다 대중적인 레저 문화로 변화시키기 위해 일본식 용어나 한자어, 법률 용어 등 어려운 경마 용어 41개를 알기 쉽게 변경했다. 순화된 경마 용어는 지난 1일부터 경마책자는 물론 경마 팬들이 접하는 자료와 홈페이지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됐다.

그 동안 한국의 경마는 일본 경마 용어들의 무비판적 도입으로 생소하고 어렵다는 평을 들었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5월부터 내부 직원과 유관 단체를 대상으로 어려운 경마용어 41건을 발굴, 8개월여 동안 순화 작업을 했다. 경마 용어와 단어 표현에 대한 정비는 1989년, 1997년,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가장 눈에 띄는 순화어는 '승식'을 '베팅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승식'은 마권 구입시 마번 선택 요령과 그에 따른 적중 여부를 가리는 방식을 의미하지만 이해도가 낮아 순화 대상에 포함됐다.

말을 뜻하는 '마필'은 알기 쉬운 '말(馬)'로 변경된다. 또 경주마의 경기 출전을 뜻하는 '출주'는 '출전'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출주 취소'는 '출전 취소'로, '출마 신청'은 '출전 신청'으로 변경된다. 기존의 '마사 박물관'은 '말 박물관'으로 개명된다.

이 밖에도 '조교사, 기수, 조'를 '감독, 선수, 팀'이란 용어와 병용하게 된다. 한국마사회는 장기적으로 단체를 뜻하는 '조(組)'라는 용어를 프로야구, 프로축구과 같이 '팀'이라는 단어로 변경해 경마 용어에 대중적인 친밀감을 부여할 복안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에 쓰이는 용어가 일본식 용어나 난해한 한자어가 많아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워 경마에 대한 거리감까지 불러일으켰다"며 "알기 쉽고 친근한 경마가 되도록 언어 순화에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