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누나' 노 개런티로 주연 맡아"관객 1만명 넘으면 명동서 프리허그"

성유리가 배우로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그는 2009년 제7회 서울기독교영화제 사전제작지원 당선작이자 영화진흥위원회 하반기 독립영화 제작 지원작인 '누나'(감독 이원식)의 주연을 맡으며 노개런티 출연을 결심했다. '핑클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서 한 단계씩 도약하고 있는 성유리는 "노개런티 출연이라고 많이 칭찬해주셔서 조금 부끄럽다"면서 "노개런티라는 것을 처음에 알고 선택했다기보다는 작품이 너무 좋아서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유리는 이어 "작은 영화이다 보니 개런티를 안 받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가 됐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뜻깊다"고 덧붙였다.

'누나'는 장마기간 불어난 강물 때문에 동생을 잃고 오랜 시간 동안 죄책감 속에서 살아온 윤희(성유리)가 동생의 유일한 사진을 간직해둔 자신의 지갑을 빼앗아간 고등학생 진호(이주승)를 우연히 다시 만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유리는 우울한 내면을 가진 윤희 역을 맡아 노메이크 연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쉽지 않은 연기를 소화했다.

성유리는 "처음부터 노메이크업 설정은 아니었다. 너무 더운 날씨였기 때문에 노메이크업 상태가 됐다. 화장을 수정하기도 힘든 상태였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화면을 보니 괜찮은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연합뉴스
성유리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아들을 잃은 뒤 술만 취하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장면에서 대역을 쓴 것에 대해 "대역이 소화한 장면이다. 너무 호리호리하고 가냘픈 배우였다. 보는 내내 안쓰럽고 눈물까지 났다"며 "지금 생각하니 내가 직접 연기하지 않은 것이 많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누나'는 개봉 규모가 작아 큰 흥행 성공을 거두긴 힘든 작품이다. 그 동안 상업 영화에 출연하던 성유리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성유리는 "비슷한 캐릭터만 하다가 이런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열정만 있었는데 한 번도 기회가 오질 않았다"며 "이 영화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마음에 힐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우리 영화가 1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배우 이주승, 이원식 감독과 함께 서울 명동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며 관객들의 선택을 기원하기도 했다.

'누나'는 내년 1월3일 개봉된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