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화려한 비상 꿈꾸는 스포츠계 국민 여동생들미국 SI "김연아 완벽한 복귀… 미국 피겨계 시련 줄수도" 극찬'연재표 기술'로 승부수손연재 볼·곤봉 독창적 동작 선보여… 다음달 모스크바 그랑프리 출전

김연아 /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3ㆍ고려대)와 '체조 요정' 손연재(19ㆍ세종고)는 한국 스포츠가 배출한 스타 플레이어다. 둘은 한국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피겨스케이팅과 리듬체조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손연재는 2012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리듬체조 개인 종합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결선 무대를 밟아 5위에 올랐다.

둘은 지난 영광을 뒤로한 채 2013년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화려한 귀환을 알린 김연아는 2014 소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다시 출발선상에 섰다. 2년여만의 복귀 무대에서 보여준 완벽한 점프, 스핀, 표정 연기는 여전했다. 손연재는 네 종목(리본ㆍ볼ㆍ후프ㆍ곤봉) 프로그램을 모두 바꿨다. 세계 정상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난도를 지난해에 비해 높였다. 리본과 곤봉 종목에서는 독창적인 비밀 무기를 준비했다.

▲김연아 뜬 목동 링크 만원 관중

여왕의 티켓 파워는 대단했다. 지난 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끝난 제67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에 출전한 김연아를 보기 위해 4,000여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김연아 출전으로 무료 입장이었던 대회가 유료로 바뀌었음에도 티켓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10분만에 매진됐다. 심지어 대회 당일에는 암표상까지 등장했다. A석 1만9,800원, B석 1만5,400원인 티켓 가격이 암표상을 통해 4~5만원까지 뛴 것이다.

김연아는 7년 만의 국내 대회 출전이라는 부담 탓에 5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넘어지는 등 아찔한 모습을 보였지만 6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안정을 찾고 시종일관 여유 있게 스케이트를 타며 만원 관중에 화답했다. 결국 김연아는 210.77(쇼트 64.97ㆍ프리 145.80)점을 받아 우승했다.

손연재 / 연합뉴스
여왕의 귀환에 대해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9일 "한국선수권대회에서 '레미제라블'의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가 오는 3월 캐나다 온타리오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완벽히 복귀한 김연아가 미국 피겨계에 시련을 안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해 첫 훈련 손연재 취재 열기 후끈

요정의 새해 첫 훈련에 8일 태릉선수촌 필승관은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대한체조협회는 일찌감치 대형 난방기를 모두 가동했다. 김지희 리듬체조 대표팀 코치는 "평소 이렇게 따뜻하지 않았는데"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40~50여명의 취재진은 손연재의 훈련 모습을 담기 위해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다. 많은 카메라로 인해 손연재의 동료들은 얼어붙었다. 부담스러운 나머지 훈련 때의 동작이 부자연스러웠다. 동료들 간의 대화도 단절됐다.

반면 손연재는 개의치 않았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새로 구성한 프로그램 동작을 훈련하는데 집중했다. 손연재는 또 볼과 곤봉 종목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가다듬었다. 공중에 던진 볼을 뒤로 받은 뒤 몸을 뒤로 넘겨 돌아가는 동작, 곤봉은 앞으로 떨어지는 것을 뒤로 돌아 발로 밟는 동작을 선보였다. 이 모습을 보고 김 코치는 "연재만 아무렇지 않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새로운 안무가 지난해 안무보다 더 어렵지만 열심히 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새로 도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손연재는 13일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나 다음달 28일 열리는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를 목표로 훈련을 이어간다. 손연재는 "아직 새 프로그램에 완벽히 녹아 들지 못했기 때문에 욕심 안 내고 차근차근 올라가겠다"며 "올해는 7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