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KT 가세' 경기도, 스포츠 메카 '날갯짓'수도권 5개 구단 모여 이동거리 '1시간 안팎''통신 삼국지' 흥행 몰이 도민 1200만 흡수1000만 관중시대로

KT 스포츠단 소속 선수들과 수원 시민들이 9일 수원역 광장에서 10구단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염태영 수원시장, 이석채 KT 회장, 김문수 경기지사(왼쪽부터)가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0구단 KT가 가세할 2015년 펼쳐질'꿈의 리그'가 벌써부터 야구 팬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전북-부영과 경쟁 끝에 프로야구 10번째 주인공으로 결정된 수원-KT는 올해까지 차분히 준비를 끝낸 뒤 2014년 퓨처스리그(2군), 2015년 대망의 1군 무대에 뛰어든다.

▲뉴욕, 도쿄 잇는 '지하철 시리즈'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가 가세하면 서울 3팀(LG 두산 넥센)과 인천의 SK까지 지하철 이동 거리가 1시간 안팎인 3개 지역에 무려 5개 구단이 모이게 된다. 하루에 수도권 4개 구장에서만 경기가 열리는 날도 있을 것이다.

'지하철 시리즈'의 원조는 미국 뉴욕에 연고를 가졌던 뉴욕 양키스와 뉴욕 자이언츠, 브루클린 다저스 등 3팀간 대결. 자이언츠와 다저스가 각각 샌프란시스코와 LA로 연고를 옮긴 뒤에는 양키스와 뉴욕 메츠 간의 대결로 바뀌었다.

일본에는 도쿄가 지하철 시리즈의 중심이다. 요미우리와 야쿠르트, 요코하마, 지바 롯데, 세이부 등 5개 팀이 도쿄 주변에 몰려 있어 야구 팬들은 지하철을 이용해 매일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이제 2015년이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전철망을 지닌 한국의 수도권에서 진정한'지하철 시리즈'가 개막된다.

LG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은 2호선인 종합운동장 역에 위치해 있고, 넥센의 홈 구장인 목동은 5호선 오목교 역에서 가깝다. 인천 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 옆에는 문학구장이 있다. 현재 개보수에 들어간 수원구장 앞에도 전철이 뚫린다. 수원시는 10구단을 유치하면서 수원역과 수원야구장 사이 6㎞를 잇는 전철을 2017년 1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지금도 국철을 이용해 수원야구장에 갈 수 있지만 이 때부터는 시간이 더 단축된다. 또 수원시가 KT가 공약한 돔 구장 예정 부지인 서수원 쪽에는 서울 강남과 이어지는 신분당선이 연결된다.

▲경기, 스포츠 메카로 떠오른다

수원시에서 프로야구 첫 구단이 나오는 것은 의미가 깊다. 그동안 프로축구를 비롯해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등이 경기도의 시ㆍ군에서 주로 열렸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들러리였다. 경인 지역 프로야구단의 시초인 삼미 슈퍼스타즈(1982~1985년 전기리그)를 시작으로 청보 핀토스(1985년 후기리그~1987년), 태평양 돌핀스(1988년~1995년)까지 모두 인천과 경기, 강원을 연고지로 사용했지만 주로 인천 도원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또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1996~2007년)은 2000년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려다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수원 야구장에서 잠시 머무는 바람에 수원 팬들로부터 외면 당했다.

그래서 경기도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200만명의 인구가 있음에도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못해 늘 서울과 인천 야구 팬들을 부러워했다.

이제 수원-KT가 10구단 유치에 성공하면서 경기도가 진정한 스포츠의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KT가 LG, SK와 벌이는 '통신 삼국지'등 흥행 요소도 충분하다. 프로야구는 꿈의 1,000만 관중 시대로 연결될 수 있다.

한편 KT가 합류하면 프로야구도 하루 4경기에서 5경기로 늘어난다. 9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올 시즌 팀 당 128경기, 총 576경기에 비해 팀 간 16차전, 팀 당 144경기로 전체 일정도 720경기로 많아진다.



성환희기자 hhsu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