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진이 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피에타'의 남자주인공으로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정진은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극본 구현숙ㆍ연출 주성우)을 들고 안방극장을 노크하고 있다.

서울 변두리를 배경으로 3대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백년의 유산'에서 이정진은 지성과 재력, 훈훈한 외모를 두루 갖춘 일명 '엄친아' 이세윤 역을 맡았다. 전작인 '피에타'에서 보여준 악랄한 사채업자와는 반대 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백년의 유산'을 통해 시청자를 매주 만날 수 있게 돼서 기분 좋다"고 말문을 연 이정진은 "이세윤은 겉보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사랑에 대한 강한 상처가 있는 사람이다. 앞으로 따뜻한 배려와 진심으로 다가오는 여인에 의해서 서서히 변해갈 것 같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정진은 '백년의 유산'을 가리켜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라고 말했다. 3대에 걸쳐 내려오는 국수집을 배경으로 한 만큼 각양각색의 등장인물을 내세워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각 세대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따뜻한 가족이야기로 웃음을 선사한다.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정진은 주연배우 기근현상에 시달리는 방송가에서 가장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30대 배우 중 한 명이다. 출연작마다 팔색조 연기를 펼치는 이정진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그는 "시시때때로 롤모델이 바뀐다. 어릴 때는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였다. 요즘에는 에드워드 노튼과 애쉬튼 커쳐의 중간 정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진 외에 유진 박영규 정보석 박원숙 등이 출연하는 '백년의 유산'은 매주 토,일 밤 방송된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