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집 컴백 클래지콰이 쇼케이스 현장결혼 앞둔 호란 작사 참여… 전작보다 부드러워져알렉스와 스타일 달라도 무대에선 편안한 호흡5월 대만서 공연 본격 해외진출 추진

가수 알렉스와 호란, DJ 클래지. 클래지콰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세 사람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3년6개월 만에 선보인 정규 5집 '블레스드(Blessed)'는 말 그대로 축복이다.

결혼을 앞둔 한 여인의 개인적인 행복이 담겼고 함께 있어 의미가 있다는 세 사람의 결속력을 확인하기도 한 앨범이다. 지난 1일 서울 홍대 에반스에서 열린 쇼케이스로 첫 무대를 가진 클래지콰이는 "집으로 돌아온 듯 편하다"며 무대를 즐겼다.

'답다'와 '답지 않음'의 사이

'블레스드'의 주요 키워드는 사랑이다. '품절녀' 대열에 합류하는 호란이 사랑 충만한 감성으로 작사한 '러브레시피(Love Recipe)'가 타이틀곡이다. 선공개된 '스위티스트 네임(Sweetest Name)'도 연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세련된 감성으로 표현한 노래다.

클래지는 "호란이 작사에 많이 참여했고 전반적으로 사랑을 주제로 여러 가지 표현을 담아봤다"며 "전작에 비해 부드러운 감성이지만 우리 특유의 일렉트로닉한 느낌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클래지콰이는 '로보티카(ROBOTICA)' '스위티(Sweety)' '내게로 와' '춤' 등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입힌 감성 멜로디로 이들만의 색을 구축해왔다. 타악기와 건반으로 반주를 최소화하고 호란과 알렉스의 코러스가 어우러진 '러브레시피'는 지금까지 클래지콰이의 음악과 다른 어쿠스틱 감성을 안고 있다.

알렉스는 "사실 어쿠스틱 앨범을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에 만들어놨던 곡이었다"며 "클래지콰이가 많이 달라진 거 아니냐 하시는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블레스드'는 라틴 풍의 독특한 리듬이 인상적인 '사랑도 간다', 록 사운드를 살린 '꽃잎 같은 먼지가' 등 다양한 시도도 엿보인다. 올해로 결성 10년이 된 클래지콰이는 이제야 비로소 변주를 시작했다는데 공감했다. 자신들이 만들어놓고 팬들이 지지해준 클래지콰이의 전형 위에 '답지 않은' 음악으로 색다른 매력까지 어필할 수 있게 됐다.

호란은 "개인적인 연애사가 팀 전체의 앨범에 영향을 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물론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물과 기름 그 사이의 교집합

클래지콰이는 10년 결속의 이유를 서로에게서 찾았다. 호란은 "내 강한 스타일을 받아준 나머지 멤버들 덕"으로 돌렸고 알렉스는 "물과 기름 같은 호란과 내 관계에서 교집합을 잡아준 클래지 덕"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클래지는 "우리의 음악을 찾아주는 팬들 덕"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004년 데뷔한 클래지콰이는 클래지의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알렉스가 "나와 호란은 보컬이라는 악기로 클래지에게 기댄 것"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을 하나의 음악으로 버무린 클래지의 리드로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도 호란과 알렉스는 그 동안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편안한 호흡을 보여줬다. 인터뷰 내내 털털한 모습을 숨기지 않은 호란과 수줍은 듯 웃는 알렉스의 상반된 모습은 결국 클래지가 만든 음악 속에서 하모니를 이뤘다. "노래하는 걸 보면 두 사람이 마치 결혼할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아직까지 들을 만큼 무대 집중력이 뛰어난 셈이다.

클래지콰이의 소속사인 플럭서스뮤직의 한 관계자는 "사담을 나눌 땐 목소리 톤이 어울릴까 싶을 만큼 다른 두 사람이 화음을 맞춰가는 걸 보면 늘 새롭다"며 "그만큼 음악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교집합의 크기를 클래지가 많이 넓혀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로 또 같이, 10년차 시너지

클래지콰이는 이날 쇼케이스에서 해외활동과 함께 공연계획도 알렸다. 오는 22일 '마리끌레르 필름 앤 뮤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라이브 활동을 시작한다. 내달 전국투어로 그 동안 아쉬워했을 팬들을 직접 만난다. 5월에는 대만에서 공연을 개최, 본격적인 해외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약속할 수 있는 건 '따로 또 같이'의 시너지 덕분이기도 하다. 호란은 클래지콰이로 활동을 쉰 당시 밴드 이바디의 보컬로 활동했다. 각종 음악방송프로그램과 페스티벌 무대에 서며 호란과 이바디 더불어 클래지콰이까지 대중의 기억에 남겼다.

연기와 방송 활동을 겸한 알렉스는 현재 케이블채널 tvN '김미경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요리사에서 가수라는 꿈을 이룬 인물로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사람들의 표본으로 프로그램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알렉스는 "개인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나를 통해 클래지콰이가 잊혀지지 않을 수 있다는 감사함이었다"며 "동시에 '클래지콰이 앨범 언제 나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죄송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는 방송활동을 마친 후에도 공연으로 자주 찾을 생각이다"면서 "오랜만에 준비하는 무대인 만큼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다양화했고 새로운 무대 연출도 고민했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