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야구 '씽씽' 막강 화력 '활활'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합류, 타선 역대 대표팀 최강… 정근우 등 뛰는 야구도 기대1R 대만 텃세 요주의… 네덜란드 호주도 방심 금물강민호 "김치 근성 저력 보일 것"

'가볍게 몸부터 풀고~' WBC 한국 대표팀 주장 진갑용(20번), 이대호(25번) 등을 비롯한 선수들이 13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훈련 시작에 앞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대표팀은 18일까지 훈련을 한 뒤 19, 20, 23, 24일 NC와 네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26일에는 1라운드 장소인 타이중으로 이동해 28일과 3월1일에 경기가 열리는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한다. B조 한국은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3월2일), 호주(4일), 대만(5일)을상대한다. 도류(대만)=연합뉴스
'야구 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16개 팀들은 대부분 엔트리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대표팀 역시 지난 12일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떠나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대표팀은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 등 비중이 높은 왼손 투수들이 부상과 소속 팀 사정으로 불참했다. 마운드 약화는 기정 사실이지만 선수가 없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 박희수(SK), 장원삼, 차우찬(이상 삼성) 등이 버텨주면 분명 희망이 있다.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 등이 합류한 타선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 받는다. 또 이용규(KIA), 정근우(SK) 등 발 빠른 선수들이 많아 '뛰는 야구'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대회 기상도는 맑은 편이다.

류중일 한국 대표팀 감독은 "전력 약화라는 말 뒤에 숨지 않겠다"며 "새로 뽑힌 선수들도 국내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다. 대표팀은 언제나 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자신했다.

태극마크 효과 불끈

류중일 감독/연합뉴스
이대호가 뼈 있는 한 마디를 했다. "우리가 언제는 강했나."

대표팀은 1차 엔트리 발표했던 28명에서 무려 7명의 선수가 교체됐다. 투수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거 추신수(신시내티)도 불참을 선언하며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대표팀은 매번 불안감을 안고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WBC 선전의 원동력은 태극 마크 효과다. 이대호는 "국제 대회마다 항상 뭉쳐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경기했고, 결국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강민호(롯데) 역시 "김치 근성으로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WBC 전력 분석을 맡은 유남호 전 KIA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이 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가 한껏 살아났다"면서 "다른 팀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전력이 아닌 만큼 4강에 들어 미국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대만 홈 텃세 극복 우선

B조 한국은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3월2일), 호주(4일), 대만(5일)를 상대한다. 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홈 그라운드 이점을 안고 있는 대만이다. 대만은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왕첸밍과 궈홍치, 린저슈엔(휴스턴) 등과 일본프로야구의 양야오쉰(소프트뱅크), 양다이강(니혼햄), 린이하우(요미우리) 등 해외파 8명이 총 출동한다.

대만은 최근 한국 팀에 아픔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제26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만은 한국을 7-0으로 이겼다. 아시아시리즈에서는 대만 챔피언 라미고가 한국시리즈 우승 팀 삼성을 3-0으로 꺾었다. 비단 경기력 뿐만 아니라 편파 판정이나 오심, 광적인 응원 등 홈 텃세에도 대비해야 한다.

또 메이저리그 출신과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주를 이룬 네덜란드와 호주도 베일에 싸인 전력이라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대표팀 향후 일정은

한국은 18일까지 대만 도류구장에서 개인 훈련 및 전술 훈련을 한 뒤 19, 20일 NC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어 23, 24일 두 차례 더 NC를 파트너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26일에는 1라운드 장소인 타이중으로 이동하며 28일과 3월1일에는 경기가 열리는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한다.

그리고 한국은 3월2일 네덜란드, 4일 호주, 5일 대만과 차례로 맞붙는다. 1라운드에서 상위 2위 안에 들면 2라운드로 진출해 A조(일본, 쿠바, 브라질, 중국) 1, 2위와 격돌한다. A조는 일본과 쿠바의 2라운드 진출이 유력하다.

2라운드에 오르면 한국은 6일 일본 도쿄로 이동해 7일 도쿄돔에서 한 차례 손발을 맞추고 8일부터 12일까지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여기에서 다시 2위 안에 들면 3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 전세기를 타고 12일 미국 애리조나로 날아간다. 3월16일까지 메이저리그 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뒤 17~18일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인 AT&T파크에서 준결승전, 19일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