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조 4650억원 납세… 삼성전자-현대자동차 이어 3위장태평 마사회장 주도… 승마 힐링·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공헌 사업도 호평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차에 납세 3위를 기록했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경마 외에 사업 다각화와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수익 증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KRA)가 지난해 마권 원천세 등으로 1조4650억원을 납세해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해마다 마사회는 법인세 외에 마권 매출액 중에서 레저세 10%, 지방교육세 4%, 농특세 2% 등 총 16%의 기타 세금도 내고 있다.

재벌닷컴는 최근 국내 10대 기업의 법인세를 총 11조722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5조26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가 3조1380억원으로 2위였다. 그 다음은 포스코(820억), LG(819억), SK(766억), 롯데(523억) 등으로 모두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을 제외한 순위였다. 지난해 결산을 끝낸 마사회의 납세 실적은 1조4650억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마사회가 이처럼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는 것은 마권 원천세 등이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의 실질 납세 능력은 매출 규모에 비해 아주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조원, 현대차는 84조원였다. 반면 마사회는 7조8,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4/100, 현대차의 1/10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납세 규모로 세수 창출 능력을 따지면 마사회는 약 19%로 1위다. 삼성전자(2%), 현대차(4%), 포스코(2%) 등과 큰 차이를 나타낸다.

마사회는 지난해부터 부정적 이미지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경마에만 편중됐던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단순 경마 사업이 아닌 '말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승마 활성화는 물론 말의 해외 수출, 승용 및 육용 말 사육 확대, 마유(馬油) 등 가공 산업 육성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또 경마공원을 활용한 말 테마파크와 전시, 컨벤션 사업과 말 캐릭터 상품화까지 시도하면서 종합 말 산업 레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예산과 세제 업무를 두루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인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이 변화를 주도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데 앞장 섰다.

사회공헌 역시 '집중'과 '효율'에 초점을 맞춰 지속적인 사업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장 회장은 이에 ?에객六瓚?포커싱과 사회적 임팩트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지원 대상을 청소년과 장애인ㆍ농어민 등 약자로 분명히 하고, 사회에 이슈를 던질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승마힐링센터는 로이터통신이 보도해 해외에도 소개된 대표적인 사례. 승마힐링센터에선 청소년의 게임 중독, 집중력 장애, 과잉 행동 장애,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를 승마 치료와 전문 상담을 병행하며 치유책을 마련해주고 있다. 신뢰도가 높고 비용이 저렴해 한 곳당 연간 2,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 인천과 경기도 시흥에 KRA 승마힐링센터 1ㆍ2호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1~2곳 등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애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꿈을 잡고(Job Go)'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애 유형에 맞게 바리스타 등 특화된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한 뒤 취업까지 이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회적 기업형 법인 '에코그린 팜'을 발족했다. 경주마 마분(말똥)을 활용해 친환경 유기농 퇴비 등을 생산ㆍ판매하는 법인으로 직원의 30% 이상을 취약 계층에서 뽑는다. 환경 오염을 막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신개념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변화는 단기적인 시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프로젝트이기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