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카야 카만다, 우라!”(러시아팀, 만세!)

매년 한국외국어대학서 개최되는 ‘모의 월드컵 축구 대회’(외대 월드컵 대회)서 러시아 팀이 중국 팀을 2대1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모의 월드컵 축구대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세계 언어가 통용되는 곳인 한국외국어대학의 특성을 살려 만든 대회로, 연세대-고려대(연고전) 축구대회나 육사 공사 해사(3군 사관학교) 축구대회에 버금가는 글로벌 이벤트다. 32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우승한 러시아 팀(러시아어과)를 비롯해 중국어대 영어대 등 34개 팀이 참여해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렸다.

외대 월드컵 대회가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대회 자체가 ‘미니 월드컵 대회’나 다름없다는 것. 경기장에는 각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로 북적이고, 응원 열기 또한 월드컵 본선 대회 못지 않다. 진짜 월드컵 축구대회를 보는 듯하다는 게 관전자들의 반응이다.

러시아어과 팀과 중국어대 팀의 결승전 경기에선 TV에서 늘 보았던 양국 대표팀 유니폼들이 경기장을 누볐고, 200여명의 응원단은 양국 국기를 흔들며 열성적으로 (자국) 팀을 응원했다.

32년 이란 세월이 말해 주듯, 외대 월드컵 대회엔 승부욕에 불탄 선수들이 저지른 웃지 못할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07년 대회서 발생한 ‘골대 뽑기 사건’. 판정에 불복한 팀이 축구 골대를 뽑아 교내 분수대 앞으로 옮겨놓은 것. 당연히 이 팀은 무기한 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러시아 팀의 외대 월드컵 대회 우승은 1992년 이후 21년만이다. 윤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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