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틈새에서 전면으로'박지민의 피프틴앤드 멜론 4위… 악동뮤지션 5위·이하이 8위동시다발적 차트 장악 첫 사례천편일률적 섹시걸·짐승돌 반감… 타고난 개성과 음악성 '팬 몰이'

피프틴앤드
2009년 가요계는 큰 변혁을 맞는다. 케이블채널 Mnet'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MBC'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SBS'K팝스타'Mnet'보이스코리아'등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했다.

오디션 출신 스타들은 숱한 사연을 가지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났다. 이들은 숱하게 쏟아져 나온 댄스 아이돌의 대항마로 대형기획사 위주로 돌아가는 음악시장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다. 개성이 넘치고 음악적 열정을 갖춘 이들은 가요계의 한 흐름을 이루며 젊은 피 역할을 맡았다.

이제 4년이 흘렀고 오디션 프로그램은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시간 흐를수록 두드러지는 오디션 출신스타들의 약진을 짚어봤다.

▲차트를 따로 만들어야 할 판!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보여주는 차트 강세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강할 때도 없다. 여느 기획사 출신 가수들도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차트를 장악하지 못했다. 11일 음원사이트 멜론의 일간차트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악동뮤지션
'K팝스타'지난해 우승자 박지민이 속한 피프틴앤의 '섬바디'가 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준우승자 이하이의 '로즈'가 8위, 같은 프로그램 올해 우승자 의 '외국인의 고백'과 '크레센도'가 5위와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발표돼 긴 생명력으로 최근 차트에 다시 등장한 '슈퍼스타 K3' 준우승자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6위 오른 것까지 합하면 톱10의 절반이 오디션 출신이다.

이는 올해 내내 지속된 분위기다. 의 '매력있어'와 '다리꼬지마'가 1월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고 허각의 '모노드라마'와 '1440'이 2월을 책임졌다. 서인국의 '너땜에 못살아'와 이하이의 '잇츠 오버'도 강세였다.

▲오디션★ 왜 강한가?

오디션 출신 가수들의 강세는 예견됐던 사건이다. 쏠림 현상이 강한 국내 가요계 현실의 틈새를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2000년대 후반부터 대형기획사 위주로 댄스아이돌이 대거 시장이 론칭됐다. 섹시 콘셉트와 짐승돌 이미지 등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은 대중의 반감과 피로도를 높였다.

앞선 이들이 제도권이라면 제도권 밖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이들이 바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다. 기획사에서 바라는 빼어난 외모나 정형적인 가창력, 현란한 춤솜씨 등과 거리가 멀었지만 타고난 개성과 음악성으로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린 것.

때문에 이들은 태생적으로 기존 제도권 시장과 차별화된 음악과 콘셉트로 무장됐다.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 상 매회 주어진 미션 수행을 하면서 근성과 프로정신을 배웠고 이름과 얼굴도 동시에 알리게 됐다. 숱한 경쟁 과정을 통과하며 시장 적응력을 키웠다.

이들의 능력이 점차 진화되는 점도 주목된다. 서인국 허각 울랄라세션(이상 슈퍼스타K) 박지민 이하이 (이상 K팝스타) 등은 빼어난 가창력이나 독특한 음색이 강점이었다. 기존 발표된 노래를 다른 식으로 표현해 주목 받았다.

버스커버스커와 은 다르다. 자작곡으로 시장을 뒤집어놨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1년이 지나서 차트에 재등장하는가 하면 의 노래들은 매주 차트에 안착하며 기성 가수들을 놀라게 했다. 악기를 연주하며 참신한 음악을 변주했고 이 노래들이 차트에서 통하면서 전체 음악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였다.

▲시장 장악 본 게임은 이제 시작!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두고 방송사들이 과열 경쟁을 펼치면서 출신 가수가 아니면 자사 음악프로그램에 출연 섭외를 기피했다. 최대 피해자는 케이블채널 Mnet'슈퍼스타K'가 배출한 서인국 허각 울랄라세션 등으로 지상파 3사의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았다. 박지민 이하이 등도 KBS와 MBC의 출연이 사실상 막혀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지상파 3사의 음악프로그램에 순위제가 도입되면서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타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에게도 출연의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11일 싱글'울다 웃다'를 발표한 서인국이 오디션 출신 가수로는 처음으로 지상파 3사 프로그램에 모두 등장하는 일대 사건도 벌어지게 됐다.

한 관계자는 "어느 날 갑자기 규제가 풀렸다는 개념으로 볼 순 없다.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오며 자생력을 키워왔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타 방송사 오디션 출신 가수들의 출연 가능 기한이나 방침이 공론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