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트맨' 싸이의 Hot한 세가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해프닝'(HAPPENING) 이라는 타이틀로 단독 공연을 하는 가수 싸이가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신곡 '젠틀맨'의 춤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행보가 내딛는 걸음마다 낭보로 돌아오고 있다. 음원을 발표한 지 4일 만에 온라인 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1억 건의 조회수를 돌파하는가 하면 월드스트리트저널(WSJ)과 빌보드 매거진인 빌보드 비즈 등 해외 주요 외신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강남스타일'의 신드롬은 잠깐 분 바람이 아닌 '싸이철'이면 어김 없이 부는 계절풍처럼 바뀐 분위기다. '젠틀맨' 인기로 싸이의 세 가지 '핫(Hot)'한 대목을 짚었다.

핫 스코어(Hot Score)

첫 주부터 12위 안착 '쾌조'… 뮤비도 조회수 1억2000만

유튜브와 아이튠즈 차트는 이미 '젠틀맨'의 흥행성공을 입증했다. 4일 전 공개된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18일 오전 현재 1억2,000만 건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상승세보다 10배속 넘게 빠른 결과다. 전세계 119개국의 아이튠즈에서 발매와 동시에 70개국 차트 100위권에 진입했다.

가장 주목되는 스코어는 빌보드다. '젠틀맨'은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에 머무른 싸이는 64위로 첫 발을 뗀 당시보다 52계단 뛰어오른 12위에 안착했다.

아이튠즈 차트와 유튜브 조회수 성적이 합산된 결과다. 주말에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하면 활동 포인트가 누적되는 속도에도 역시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측은 "미국에서 방송일정을 어떻게 짜야 할지 난감할 만큼 반응이 좋다"면서 "'강남스타일'때 놓친 라디오횟수나 방송출연 점수 등에서 누수가 없도록 활동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싸이가 빌보드를 재정복하기까지 오를 계단은 단 하나다.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에 오른 신드롬에도 밴드 마룬파이브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를 꺾지 못한 아쉼움을 달랠 차례다.

WSJ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젠틀맨'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며 "'강남스타일'의 복제판이라고 비난했던 이들마저 '젠틀맨'을 즐기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핫 플레이스(Hot Place)

놀이터·반포대교 한강조망대 장소도 주목… 관광효과 기대

'젠틀맨'의 인기몰이로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장소들이다.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에도 배경으로 활용된 놀이터와 엘리베이터 등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어디인지 찾아내고 싶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국 덴마크 호주 스웨덴 등에서 등록된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을 보면 "아이들의 놀이터를 어른들이 차지한 모습이 왠지 섹시하다" "엘리베이터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렇게 코믹한 일들이 펼쳐지는 게 흥미롭다" 등의 감상을 엿볼 수 있다.

'젠틀맨'에 등장하는 수영장도 관심사다. 'GOYANG GYM'이라는 문구가 장시간 노출돼 이목을 끈 것. 경기도 일산 한류월드 인근의 고양종합운동장 내 수영장으로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양종합운동장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장소 섭외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비용 역시 정상적으로 지불돼 간접광고는 아니다"며 "싸이가 신곡을 발표한 후 관계자들도 우리 장소에 대한 외부의 관심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이 발표된 당시에도 서울 강남이란 장소를 부각시켰다. 미국 방송사에서 실제로 강남을 찾아 우리나라 사회 문화의 한 단면을 조명하는 등 파급효과도 상당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세세한 부분도 관심대상이 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소 선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며 "포장마차라는 곳도 한국의 흥미로운 음주문화로 재미를 줄 것이고 반포대교 한강조망대의 경우엔 관광효과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핫 송(Hot Song)

'시건방 춤' 통한 파급 효과

장소의 파급효과에 이어 싸이의 '핫'한 효과가 미치는 곳이 바로 노래다. '젠틀맨' 자체는 물론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등에도 외국인들의 궁금증이 높다. '아브라카다브라'의 시건방 춤 안무를 차용한 것은 물론 '아브라카다브라' 특유의 일렉트로닉 리듬을 변형시킨 점가지 알게 된 외국인들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노래로까지 안테나를 뻗는 모양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이미 브라운아이드걸스를 알고 '젠틀맨' 노래에 접근하는 외국인 팬들도 꽤 있더라"며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현아와 포미닛을 조명시킨 것에 이어 '젠틀맨'에서도 또 다른 '핫 송'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걸그룹 포미닛의 현아는 '강남스타일'에서 호흡을 맞춘 뒤 싸이와 함께 '강제미국 진출 2호' 가수로 등극했다. 솔로로 활동한 '버블 팝(Bubble pop)' 영상이 화제가 되고 현아 버전의 '강남스타일'인 '오빤 딱 내 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1억 뷰를 돌파하는 등 이슈몰이에 한몫을 했다.

가인은 아티스트로서 조명된 현아의 뒤를 이어 '동양인을 대표하는 미녀'로 매력이 확대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야릇한 표정으로 어묵을 먹거나 가로등을 붙잡고 '봉춤'을 추는 등의 장면으로 전세계 남성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