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을 거스르는 한일 베테랑 투수들LG 왼손투수 류택현, 나갈때마다 '최다 경기'선동열 감독 "최향남 큰힘"일본 전설 야마모토는 47세 7개월로 승리투수

최향남
세월을 거스르고 있다. '불혹(不惑)'이 지났지만 나이가 무색할 만큼 베테랑들이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를 건너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40대 베테랑 투수의 투혼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최고령

일본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선수는 주니치 마사(48)다. 야마모트는 지난 9일 일본 나고야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홈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47세 7개월로 승리 투수가 된 는 2012년 4월 센트럴리그 최고령 선발승 기록인 46세 8개월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1965년 8월 11일생인 는 1983년 주니치에서 데뷔해 31년째 주니치에서만 뛰고 있는 프렌차이즈 스타다. 1994년에는 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받았고, 센트럴리그 다승왕을 3차례나 차지했다. 2006년, 2008년엔 최고령 노히트노런과 최고령 완투승 기록을 경신했다. 의 통산 기록은 213승16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이다.

류택현
는 선동열 KIA 감독과 1996년부터 같이 선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선 감독은 지금도 틈만 나면 "를 배워야 한다"고 극찬한다. 선 감독은 에 대해 "누구보다 철저한 자기 관리, 특히 하체 운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일본 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 통틀어 최고령 선발승은 1950년 야마사키가 세운 48세4개월이다.

국내에선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가 42세 6개월 28일에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제이미 모이어가 콜로라도 시절 작성한 49세 150일이다.

▲한국의 살아있는 전설은

LG 왼손투수 (42)은 매 경기 나갈 때마다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 등판으로 통산 출전 경기수를 849경기로 늘렸다. 올 시즌 8경기에 4이닝에 나가 5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이 11.25로 다소 높지만 여전히 왼손 타자 스페셜리스트로서 충분히 효용 가치가 있다.

야마모토
은 2010년 한국 나이 마흔 살에 자비를 들여 왼쪽 팔꿈치 접합 수술을 했다. 구단에서도 그에게 은퇴를 권유했지만 은 이를 거절하고 수술, 재활에 전념했다. 결국 피나는 노력 끝에 플레잉 코치로 다시 입단할 수 있었다.

지난해 은 투수 부문 통산 최다경기 출전 신기록(841경기)도 작성했다. 누구보다 착실히 훈련을 소화하며 몸을 만든 은 프로 생활 20년 차로서 뛰어난 자기 관리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KIA 오른손 투수 (42)도 올 시즌 불펜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활약하고 있다. 프로24년 차인 은 한국과 미국을 돌고 돌아 자신이 처음 입단했던 광주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면서 필승 계투조로 활약하고 있다. 선동열 KIA 감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 중간에 1이닝씩 꼭 막아주는 게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불혹'을 넘긴 베테랑 투수는 마운드에서 그 누구보다 공격적이다. 시속 130㎞ 후반대의 빠르지 않은 직구지만 빠른 템포로 타자들을 압박하면서 자신의 공을 자신 있게 뿌린다. 은 "안타나 홈런을 맞고 싶은 투수는 없다. 하지만 피해가서는 답이 안 나오기 때문에 그저 승부를 즐기려고 노력할 뿐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과 에게 야구는 절박함 그 자체다.



이재상기자 alexei@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