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는 전설' 퍼거슨과 긱스1986년·1990년 입단, 팀 전성시대 이끌어 맨유에서만 13번 우승사령탑·선수 최다 기록… 아스널 우승 횟수와 동률

2012~13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챔피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결정됐다. 맨유는 지난 23일 애스턴 빌라를 3-0으로 완파하고 남은 경기에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EPL 20번째 우승컵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라이언 긱스 역시 경이적인 역사를 이어갔다. 맨유에서만 나란히 13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퍼거슨 감독과 긱스는 각 사령탑, 선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리그 우승 횟수는 13번 리그 정상을 밟은 아스널과 같다.

▲맨유 전성시대 연 '동반자'

1986년 11월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지휘봉을 잡았다. 4년 뒤인 1990년 11월 맨유는 긱스에게 프로 계약을 제안했다. 그리고 12월 긱스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이들은 손을 맞잡고 맨유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가장 먼저 석권한 대회가 리그 컵. 1991~92 리그 컵에서 긱스는 8경기 3골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맨유의 정상 등극을 주도했다. 긱스가 맨유의 주전으로 자리잡은 것도 이 시기다.

긱스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면서 맨유도 유럽 강호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다. 퍼거슨 감독과 긱스는 1992~93 시즌 맨유의 부활을 온 천하에 알렸다. EPL로 재출범한 리그 원년에 우승컵을 거머쥔 것이다. 둘은 1966~67 시즌 이후 26년 만에 맨유에 리그 우승 컵을 선사했다. 이후 맨유는 매 시즌 우승 후보로 떠오르며 EPL을 정복하기 시작했다.

▲퍼거슨과 긱스의 차이

1998~99 시즌에 맨유는 반짝 반짝 빛났다. 맨유는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정복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2-1로 물리치고 우승 컵을 들어올렸다. 같은 시즌에 맨유는 리그와 FA컵까지 석권해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세계적인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이후에도 맨유는 2006~07 시즌부터 리그 3연패를 차지했고, 긱스는 여전히 주역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퍼거슨 감독과 긱스가 수집한 우승 컵은 비슷하다. 하지만 27년 장수 사령탑인 만큼 퍼거슨 감독의 메이저 대회 우승 컵이 더 많다. 그는 긱스가 입단하기 이전인 1989~90 시즌에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퍼거슨 감독의 FA컵 우승 횟수는 5회로 긱스의 4회보다 많다. 그 외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2회), 리그 컵(4회), FIFA 클럽 월드컵(1회) 등 굵직한 대회의 우승 기록은 동일하다.

▲레전드들의 행복한 행보

퍼거슨 감독과 긱스는 이미 '맨유의 전설'이다.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에는 퍼거슨 동상과 퍼거슨 좌석까지 생겼다. 긱스가 '원 클럽 맨'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은퇴 후에는 퍼거슨처럼 올드 트래포드의 '명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행보는 내년 시즌까지 이어진다. 긱스는 지난 3월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이미 긱스는 리그 655경기 출전으로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긱스가 발자취가 곧 새로운 역사인 셈이다.

퍼거슨 감독과 긱스는 20번째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서로에 대해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긱스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긱스를 데리고 있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다. 나 역시 행운아"라고 제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자 긱스는 "퍼거슨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 한 덕분에 많은 우승 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지금의 맨유도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긱스는 올 시즌 4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총 27경기를 소화했다. 다음 시즌에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긱스가 그라운드에 뛰는 한 퍼거슨 감독과의 '행복한 행보'는 계속된다.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은 둘에게 찬사를 표했다. "그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게 기쁘다. 둘은 진정한 레전드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