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FA시장 관전 포인트삼성에선 사실상 결별의사… 4억원 보수액 너무 높아 타구단서도 "글쎄…"정상 운영 전자랜드… 이현민·주태수 내부 단속FA 최대어 조성민도 KT에 남을 듯

김승현
선수와 구단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프로농구 에어컨리그가 1일부터 시작됐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1일부터 15일까지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을 한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면 16일부터 20일까지 다른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이 기간에도 둥지를 찾지 못한 선수들은 25일부터 28일까지 원 소속 구단과 마지막 협상에 들어간다.

이번 FA 명단에는 조성민 조동현(이상 KT) 주태수 이현민 (이상 전자랜드) 이규섭 이시준(이상 삼성) 김민수(SK) 전정규 전형수(이상 오리온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보수 총액 30위 내에 포함된 FA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 구단에 보상선수 1명과 해당 선수의 전년도 보수 50% 또는 해당 선수의 전년도 보수 100%의 보상액을 지급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기존 FA제도가 선수들의 이적에 지나치게 제한을 둔다는 지적이 일면서 제도가 대폭 수정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샐러리캡의 30%를 초과하는 보수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원칙을 폐지해 연봉 상한선을 없앴다. 아울러 영입 의사를 표시한 구단 가운데 연봉 최고액을 제시하는 구단을 의무적으로 선택하던 조항이 수정돼 연봉 최고액을 기준으로 10% 이내의 연봉을 제시한 구단 가운데 선수가 팀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쓸쓸한 봄'

주태수/연합뉴스
2000년대 초반 최고 포인트가드로 군림했던 의 봄은 쓸쓸하기만 하다. 지난 시즌 은 정규리그 54경기 중 23경기만 뛰었다. 정규리그의 절반인 27경기를 채워야만 FA 조건을 충족시키지만 그렇지 못했다. 삼성에서 1년 더 뛰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에게 FA 자격을 줬다. 삼성 관계자는 " 본인 의지에 따라 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은 2011~12 시즌 중 김동욱과 1대1 트레이드로 오리온스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2년 가까운 실전 공백을 딛고 32경기에서 평균 7.2점 5.1어시스트로 부활 조짐을 보이는 듯 했지만 2012~13 시즌을 앞두고 목 디스크 수술로 오랜 기간 코트에 서지 못했다. 수술 이후에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23경기에서 평균 2.0점 2.0어시스트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시즌 막판에는 허리 부상으로 중요한 6강 플레이오프에서 팀에 아무 힘도 보태지 못했다.

삼성이 을 FA로 푼 것은 사실상 결별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의 보수액은 4억원에 달한다. 이 금액이면 외부에서 '알짜 FA'를 데려올 수 있다. 삼성은 또 을 잡을 경우 연봉을 대폭 삭감한 금액을 제시할 수 있다. 고액 연봉과 전성기를 지난 선수를 다른 구단에서 영입할 명분이 없는 만큼 은 '낙동강 오리알'신세가 됐다.

전자랜드 "유도훈 한번 더"

전자랜드가 프로농구단을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 2012~13 시즌 개막을 앞두고 KBL로부터 선수단 인건비 20억원을 지원받은 전자랜드는 시즌이 끝난 뒤 거취가 불투명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특출한 스타 없이 4강에 올랐고, 홈 관중 13만명을 넘길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구단 내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민/연합뉴스
전자랜드는 일단 계약 기간이 끝난 유도훈 감독과 3년 재계약에 구두로 합의했다. 유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3년 더 나를 믿어줬다"며 "일단 FA로 풀린 이현민과 주태수를 모두 잡는 방향으로 구단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부 영입보다 내부 FA 단속이 먼저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보수 5억원을 받았던 문태종이 혼혈 FA로 풀려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겼다.

가드 이현민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4.9점 4.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를 보는 시야와 패스 능력이 장점이다. 센터 주태수는 전쟁터와 같은 골밑에서 외국인 선수와 몸을 부대끼며 치열한 몸 싸움을 벌이는 것은 물론 리바운드와 궂은 일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다.

김민수·이시준 행보 '관심'

올해 FA 중 최대어는 조성민이다.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은 올 시즌 평균 13.34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14위, 국내 선수 가운데 4위에 올랐다. 조성민을 향해 벌써부터 많은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조성민은 KT 잔류가 유력하다. 조성민은 현재 미국 LA 트레이닝 캠프에서 KT의 젊은 피들과 함께 훈련 중이다. 전창진 KT 감독 역시 "조성민만큼은 반드시 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인 또한 프로 데뷔를 KT에서 했기 때문에 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이밖에 SK의 첫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탠 김민수를 비롯해 이시준, 전정규, 조동현 등이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모두 보수 30위 이내 선수라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해야만 한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