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서 허덕이는 '명장' 김응용, 올해보단 내년에…

입추(立秋)를 지나 백로(白露)에 접어들면 더위는 한풀 꺾이고 가을의 정취가 묻어난다. 9월7일 오후 8시15분부터 10월8일 오전 11시18분 이전까지를 신유(辛酉)월이라고 하며, 오행은 금기(金氣)로 되어 있고, 지장간은 경(庚)=10일, 신(申)=20일이 된다.

봄=木, 여름=火, 가을=金의 순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목화(木火)의 기운에 운이 좋았던 사람은 금기(金氣)의 운에 공격의 자세를 버리고 수비의 위치에 서야 하는데, 운이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인해 무리수를 두다 보면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무리수는 무리수를 낳는 법이다. 어떤 일이든지 무리수라고 느끼는 순간은 이미 늦은 것이며 무리수가 오는 것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지혜가 최고의 방어법이다. 그럼 유금(酉金)월에 태어난 '천하 명장' 김응용 한화 감독의 사주를 보자.

? 丙 丁 辛

? 寅 酉 巳

태어난 시간을 모르기에 지나온 내력으로 목화(木火)의 운에 좋았는지 아니면 금수(金水)의 기운에 운이 좋았는지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연과 월에서 사유축(巳酉丑)으로 삼합(三合)이 돼 金氣가 매우 세지고, 사주 전체를 관장하는 오행으로 보면 木火의 기운에 운이 발복한 것을 알 수 있다.

용신은 寅(목)이 돼 신(申)년에 운이 매우 사나웠기에 2004년(甲申)의 한국시리즈에서 9차전까지 가며 분전했지만 김재박 현대 감독에 패하는 불운이 따랐다.

올해 계사(癸巳)년의 오행을 보면 癸(수=정관)의 흉신과 酉(금=정재)의 기신(忌神) 운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13연패의 수모를 당해 감독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巳(화)는 망신살에 해당하기도 해 악운에 시달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행으로 분석해 악운을 이겨내는 법을 찾아내자. 巳酉丑 삼합을 개체로 분석하면, 巳=火=같은 同오행으로, 주변사람 및 경쟁자=겁재(劫財)란 등식이 성립되고, 酉=金=재물, 丑=아랫사람=아이디어=식신(食神)에 해당하는데 이 세 부류가 합이 돼 財(金)가 커져버렸다.

이렇게 되면 일간(日干)=丙(화)이 다루지 못한 큰 재물이 돼 감당할 수 없다 보니 프로가 아마추어식으로 경기에 임해 주변의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또 선수들의 사고방식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 사령관의 원하는 바가 아랫사람에게 원활하게 전달이 되지 않아 게임이 풀리지 않았고,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으니 전열을 가다듬어 역전의 용사처럼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흉신의 작용을 걷어내고 용신의 힘을 따라가다 보면 패하는 것보다 승리하는 일이 더 많이 일어나니 용신을 연구해보자.

사주의 용신인 화기(火氣)가 巳酉丑 삼합으로 인한 화학적 반응이 돼 친구인 火氣가 흉신인 金氣로 변했다. 그러니 믿었던 주변에게 배신을 당하는 형상과 같이 재다신약(財多身弱) 사주를 만들어 감독의 인격을 아랫사람과 재물이 합동으로 연대해 상하게 하는 이유로 인해 金氣와 水氣에 발복하지 못하는 형태가 됐다.

농사꾼이라면 농사짓는 양을 줄여 힘을 비축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고, 또 선수와 코치가 있으니 서로 화합하는 차원에서 지휘방법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지혜라고 본다.

또 사물이나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것을 거꾸로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이 안 풀릴 때 장수들을 보면 첫째, 서두르다 실패하고 둘째, 남의 탓을 일삼다 팀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고, 셋째, 멀리 보는 혜안을 갖지 못한다.

혜안을 넓히기 위해 2014년의 오행을 보면, 木氣와 火氣가 대단히 강한 해가 되니 올해의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내년을 바라보고 계획을 짜는 것이 최상의 작전이요, 최상의 컨디션 조절이다.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노구의 감독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코치들과 더불어 화합에 전념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을 기대할 수 있다.

한번 패하는 것은 병가(兵家)의 상사다. 지구가 돌고 돌면서 시간을 만들어 내듯이 자연이나 인생도 영원한 패자나 영원한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올해는 큰 욕심을 버리고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작전이 승수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세상 일이 억지로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억지를 바라고 쓸데없는 욕심으로 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고, 아는 길도 물어서 간다" 는 선조들의 충고도 사실은 역학에서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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