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린지 본 덕에 섹스스캔들 슬럼프 딛고 벌써 시즌 4승째…우승 확률 57%나 '2000년 9승' 넘어설 듯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의 기세가 대단하다. 시즌 초반인데 벌써 4승이나 쓸어담았다. 전성기를 뛰어넘는 페이스다. '사랑의 힘'으로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우즈는'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 상금 950만달러)에서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ㆍ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우즈는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 케빈 스트릴먼(미국), 제프 매거트(미국ㆍ이상 11언더파 277타)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여자 친구의 힘

2010년과 2011년 1승도 올리지 못했던 우즈는 작년 3승을 기록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진 못했다. 다소 기복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덕분인지, 샷까지 살아났다.

우즈는 미녀 스키 스타인 린지 본(29ㆍ미국)과의 교제 중이다. 본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에서 금메달을 따낸 스타로, 지난해 11월 미국의 한 스키 리조트에서 우즈와 함께 시간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열애설에 휩싸였다.

우즈는 페이스북에 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함께 두 사람이 연인 관계임을 공개하는 글을 실었다.

본은 이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열린 대회장을 찾아 우즈가 정상에 서는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골프계에서는 우즈가 불륜 스캔들과 이혼의 충격에서 벗어나 재기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본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시작된 '호랑이의 공포'

우즈는 2009년 성 추문이 불거진 뒤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그 동안 쌓아왔던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더 이상 우즈가 독주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우즈의 성적을 보면 전성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우즈가 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시즌은 2000년에 기록한 9승이다. 우즈는 당시 5월 중순까지 3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아직 시즌 최다승까지 갈 길이 멀지만 지금의 페이스는 2000년보다 오히려 더 빠르다. 우즈는 오는 30일 개막하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2년 연속이자 시즌 5승에 도전한다.

▲시즌 4승, 57% 우승 확률

우즈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것은 2001년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시작으로 WGC 캐딜락 챔피언십,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우즈는 시즌 4승째를 올리는 신바람 행진을 계속했다.

우즈는 올해 출전한 7개 대회에서 4승을 올리는 괴력을 보여줬다. 우승 확률이 무려 57%나 된다. 5차례 톱10에 입상했고, 예선에서 탈락한 대회가 없다.

우즈는 우승 상금도 171만달러(약 18억원)를 받아 상금 랭킹 1위(584만9,600달러) 자리를 굳게 지켰다. 페덱스컵 랭킹과 세계 랭킹에서도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 채비를 갖췄다.

또 PGA 투어 300개 대회에 출전, 78승을 수확하며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미국·82승)에게 4승 차로 다가섰다.

▲기록도 넘버원

우즈는 올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뽐내고 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이버도 평균 294야드를 때렸다. PGA 투어 28위에 해당된다. 아이언도 살아나면서 그린 적중률이 68.29%(31위)다. 특히 친분이 두터운 스티브 스트리커(46ㆍ미국)로부터 퍼팅 조언을 받은 뒤 달라졌다. 이 부문 1위에 오를 만큼 몰라보게 좋아졌다. 평균 타수(68.516타)와 파5 버디 확률(61.36%)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를 했다. 57.74%(129위)인 드라이버 페어웨이 적중률만 끌어올린다면 우즈를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 힘'이 우즈의 모든 것을 제 자리로 돌려놓은 셈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