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는 축구스타들맨유 27년 지휘 명장 퍼거슨과 그가 발굴한 최고의 스타 베컴그리고 스콜스도 함께 은퇴'원더보이' 오언은 쓸쓸한 퇴장

오언/연합뉴스
전설들이 떠난다. 줄줄이 은퇴를 선언해 축구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파리 생제르맹)을 비롯한 폴 스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이클 오언(스토크시티) 등 대형 스타들이 정든 녹색 그라운드를 떠난다. 그리고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27년간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별을 고했다.

▲굿바이 '퍼거슨의 아이들'

베컴과 스콜스는 '퍼거슨의 아이들'로 불린다.

둘은 1999년 맨유가 트레블(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FA컵 우승)을 작성할 당시 주역으로 활약했다. 미드필더 베컴은 1993년부터 2003년까지 맨유 소속으로 활약했다. 스콜스도 1991년 맨유 유스팀에 입단한 뒤 오직 한 클럽에서만 뛰었다. 2011년 첫 번째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퍼거슨 감독의 호출로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이번에는 '진짜 은퇴'를 결심했다. 미드필더 스콜스는 정교한 패스와 성실함으로 명성을 얻었다.

캐러거
베컴은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등장에도 베컴은 최고의 축구 아이콘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잉글랜드 필드 플레이어 사상 최다인 A매치 115경기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그는 '택배 크로스'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그는 잉글랜드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미국 4개 리그를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만개하지 못한 '원더 보이'와 '원 클럽 맨'

혜성처럼 등장했던 원더 보이 오언은 아쉬움을 간직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 아르헨티나전에서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환상적인 골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0대의 나이에도 놀라운 기량을 뽐내 '축구 천재'로 불렸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수비진을 현혹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에 '축구 종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오언은 클럽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맨유 등 명문 구단에서 활약했지만 강인한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했다. 결국 2004년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비수 제이미 (리버풀)는 '원 클럽 맨'으로 유명하다. 1990년 리버풀 유소년팀에 입단한 그는 줄곧 리버풀에서 활약했다. 1996년 1군에 데뷔한 그는 리그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하고 은퇴를 맞았다. 리버풀이 리그 우승을 못하는 사이에 맨유가 승승장구하며 리버풀(18회)의 리그 최다 우승 기록까지 뛰어 넘었다. 하지만 그는 2004~0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대역전극으로 '빅 이어'를 들어올리며 리그 무관의 아쉬움을 달랬다.

▲퍼기경의 퇴장

퍼거슨 감독의 퇴장은 정말 충격 그 자체다. 27년간 맨유 지휘봉을 쥐었던 그가 곧 맨유의 역사였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령탑으로 꼽히는 그는 맨유에서 무려 3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리그 우승 13회를 비롯해 FA컵 5회, 리그컵 4회, 커뮤니티실드 10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유러피언컵 1회. UEFA 슈퍼컵 1회, 인터콘티넨털컵 1회, 국제축구연맹(UEFA) 클럽월드컵 1회 우승을 맛봤다. 리그 13회 우승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 세 번째 구단인 아스널과 같은 횟수. 맨유에서 1,500경기를 치른 퍼거슨 감독은 895승338무267패를 기록, 무려 60%에 달하는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퍼거슨 감독은 1998~99 시즌 때 잉글랜드 구단으로는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맨유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그는 트레블 공로를 인정 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퍼기경'으로 불린다.

또 그가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씹은 껌은 무려 6억6,00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