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부진에 '빅3' 체제 흔들… 큐브·FNC '신흥2강' 급부상'빅5'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 커

K-POP 열풍을 진두지휘한 SM-YG-JYP, 이른바 빅3 체제가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JYP의 약세가 눈에 띄는 데다가 상장을 준비 중인 큐브ㆍFNC 등 신흥 강자들의 기세가 매섭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2강3중' 혹은 '빅5'로 가요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과연 빅3는 해체될까? 흔들리는 가요계의 판을 점검했다.

▲'빅3', 모두 안녕하십니까?

YG는 치고 나간다. SM은 숨을 고른다. 그렇다면 JYP는? "SM과 YG의 고민거리가 됐다"는 업계 우스개가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2013년 1분기 실적은 이를 대변한다.

YG의 실적이 대폭 상승한 것은 싸이의 맹활약과 이하이의 시장 안착으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공시에 따르면 YG는 1분기 영업이익 62억9,200만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44.3% 상승한 수치다. 이 기간 매출액은 298억640만원으로 40.0%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27.2% 증가한 41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SM은 1분기 영업이익으로 50억7,600만원을 보고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1% 감소했으나 매출액은 499억8,600만원으로 증가세다. 당기순이익은 80.0% 감소한 20억3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이후 동방신기ㆍ소녀시대ㆍSM타운 라이브 등 대규모 투어 일정이 집중되면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과 달리 JYP는 영업 손실을 줄이는 데 만족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JYP의 1분기 실적은 9억3,6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 손실 25억5,300만원보다 63.3%가량 손실 폭이 감소했으나, 3사 중 유일하게 손실을 맛봤다. 매출액은 28억700만원으로 57.1%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0억6,900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은 지울 수 없다. YG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SM의 건재함에 견줄 만한 호재가 딱히 없는 것도 여기에 매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흥 세력을 견재할 만한 묘수가 없다는 것이 JYP의 답답한 속사정이다.

한 관계자는 "JYP의 약세가 이어지면 그 여파가 SM과 YG에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세 업체 모두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상장사고 비슷한 영업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흥2강', 이미 대세로 떠올라

JYP가 '빅3'의 천덕꾸러기가 된 사이 '신흥 2강'은 외연을 확장하고 내실을 다졌다. 군복무 중인 비를 영입하며 사세를 확장한 큐브가 규모를 키웠다면 1년 전부터 드라마 사업 진출을 준비하며 실속을 챙겨온 FNC는 주판알을 튕겨 온 경우다.

규모에 있어서 큐브는 이미 빅3급의 화력을 갖췄다.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등의 그룹과 지나 노지훈 등 솔로 가수들이 소속된 큐브는 합동콘서트 유나이티드큐브를 진행한다. 자매회사 뮤직큐브에 속한 김도훈 이상호 등의 작곡가 등이 꾸준하게 양질의 곡을 공급하며 소속 팀들을 지탱한다.

여기까지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보아 강타 엑소 등 스타군단을 보유했고 합동콘서트 SM타운 라이브를 진행하며 작곡가 유영진을 필두로 한 자체 프로듀서 진을 갖춘 모습이 SM과 유사하다. 비의 존재를 빼놓고는 말이다.

배우와 가수를 겸할 수 있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할리우드 영화 주연을 맡을 정도의 해외 인지도를 갖춘 비의 중량감은 큐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밴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를 필두로 걸그룹 에이오에이와 신예 주니엘을 보유한 FNC는 엔터주 대어로 증권가에서 먼저 알아본 경우다. 2006년 설립 이후 꼼꼼하게 실적을 쌓아왔고 착실하게 사업영역을 넓혀 온 덕분이다. 실제로 이들은 내년 초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상장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이들의 현재 실적을 보면 지금 당장이라도 빅3를 위협할 만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192억9,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6.1%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4% 늘어난 30억9,0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은 54억2,900만원으로 170% 늘어났다.

특이한 점은 SM과 비슷하게 일본에 100% 지분의 자회사 FNC뮤직 재팬을 설립해 공연 기획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자회사가 FNC 상장의 큰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FNC뮤직 재팬은 지난해 9~12월 3개월 119억4,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 분기 비슷한 실적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FNC뮤직 재팬의 매출은 48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소속 가수 대부분이 밴드라는 특성으로 다양한 공연 기획이 가능하기 때문에 막대한 해외 로열티 수입도 예상된다.

여기에 FNC가 주목받는 이유는 YG를 비롯한 빅3 모두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한 드라마 분야에서 소속 가수들을 주연급으로 연달아 안착시킨 발군의 안목 때문이다. 주연배우 확보와 OST제작 노하우를 통해 드라마 사업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찌감치 학원사업을 통해 신인발굴과 수익창출을 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증권가 전문가는 "큐브와 FNC와 같이 내실을 갖춘 엔터사들이 상장을 한다는 것은 엔터가 산업의 면모를 갖춰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빅3로 편중된 무게중심이 분산되면서 산업 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본다"고 말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