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푸이그 열풍'9경기서 4할대 타율 4홈런 10타점 놀라운 활약'한국산 괴물' 류현진과 신인왕 경쟁 집안싸움 될수도

'쿠바 특급'으로 기대를 모으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대형 루키 야시엘 푸이그(23ㆍLA 다저스)의 등장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푸이그는 12일(한국시간) 현재 9경기에 나가 타율 4할7푼1리와 4홈런 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5할에 장타율이 무려 8할8푼2리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382를 기록 중이다. 빅리그에 올라오자마자 폭풍타를 휘두른 푸이그는 다저스 신인으로는 7년 만에 '이 주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쿠바 주니어 대표팀 출신인 푸이그는 지난해 6월 다저스와 7년간 4,200만달러(약 470억원)에 장기 계약한 기대주다. 지난 4일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 전까지 더블 A에서 40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3리와 8홈런 37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4월 과속, 난폭운전, 운전 중 자동차 보험증서 미휴대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등 경기장 밖에서 논란을 빚어 '악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빅리그 데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첫 번째 경기인 5일 샌디에이고전부터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사실 푸이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5할1푼7리(27경기 58타수 30안타)와 3홈런 11타점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냈다. 맷 캠프, 안드레 이디어 등 고액 연봉의 외야수가 많기 때문에 푸이그의 자리는 없었다. 부상자 속출로 6월초가 돼서야 늦게 빅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핫' 한 선수로 떠올랐다. 4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가고 있는 푸이그는 수비에서도 엄청나게 강한 어깨를 뽐내며 벌써 보살 2개를 잡아냈다. 오른쪽 펜스 앞에서 잡은 타구를 1루까지 노 바운드로 던져 더블 아웃으로 이끌어 내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푸이그는 8일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에서도 0-1로 뒤지던 6회 시즌 4호 동점 솔로 아치를 때려냈다. 바깥쪽 낮은 공을 방망이를 집어 던지듯 잡아 당겨 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푸이그의 활약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라며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푸이그는 "마이너리그와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겠다"면서 "팀 승리를 위해 스스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1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푸이그 열풍은 상품 판매에서도 경이적인 기록을 냈다. 구단이 7일부터 나흘간 다저스타디움에서 판 푸이그 관련 상품은 3,000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노모 히데오 등 다저스 역대 괴물 신인은 물론 타점 기계 매니 라미레스의 같은 기간 상품 판매량도 뛰어 넘은 수치다.

푸이그의 엄청난 인기에 다저스도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론 로젠 다저스 마케팅 담당 사장은 "푸이그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차근차근 그와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다"라며 "그 사이 푸이그가 경기를 즐기고 더 열심히 훈련해 미디어와 친숙하게 지내는 방법 등을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류현진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푸이그는 이미 시즌 63경기를 치른 가운데 빅리그에 올라와 경기 출전 수가 적은 게 약점으로 꼽히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2007년 라이언 브론(밀워키)은 113경기에 출전해 34홈런을 터뜨리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여기에 2010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도 108경기를 뛰고도 무난하게 수상했다.

'괴물' 류현진과 함께 '쿠바산 괴물' 푸이그가 활약을 이어가면서 시즌 뒤 신인왕 경쟁이 집안 싸움이 될 가능성도 생겼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